미국 세금 신고 기록 기반 계좌 입금
한국 면세자 많고, 현금 지급 아냐
기존 현금성 복지 제도와 마찬가지로
별도 ‘신청’ 절차’ 불가피…혼잡, 누락 우려

긴급재난지원금 도입이 ‘지급 절차’에 대해서도 진통이 예고된다. 미국의 재난지원금은 최근 세금을 낸 기록을 토대로 계좌로 입금된다. 그러나 한국은 면세자 비중이 40%에 달해 ‘세금 기록 누락’이 많고, 현금 지급도 아니다. 또 전입신고등을 한 거주지와 실거주지가 다른 사람도 많아 우편 지급도 불가능하다. 결국 ‘대상자 여부 확인→대상자 직접 정보 입력 후 신청→지급’이 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신청 과부하에 따른 지급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재난지원금이 소득 하위 70% 또는 100%(여당 주장)에 지급된다면 최소 1400만 가구 이상이 대상이 된다. 정부가 역사상 이렇게 많은 가구에 현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 자연히 관련 시스템도 없다.

정부는 미국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미국은 성인 1인당 약 1200달러를 최근 세금 신고 기록을 토대로 은행 계좌에 입금하고 있다. 편리하고 빠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체의 약 40%가 근로소득세, 약 20%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는 면세자다.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미국도 면세자는 따로 신청을 통해 현금을 받는데, 한국처럼 비중이 크지 않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 정부가 최신 주소, 은행 계좌 등의 기록을 갖고 있기 힘들다. 또 한국은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결국 미국처럼 계좌 이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우편 지급도 쉽지 않다. 신고 주소와 실거주지가 다른 사람이 많다.

한국은 이 같은 특수성 때문에 기초연금, 근로장려금 등 기존 현금성 복지 제도도 일괄 계좌 이체 및 우편 지급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대상자를 알려주고, 대상자는 다시 자신의 주소와 은행 계좌 등을 입력하는 ‘신청 절차’를 거친 후 최종 지급한다. 아울러 금융 자산 조회는 개인 동의가 필요해 ‘신청 절차’를 통해 한번 더 검증도 한다.

재난지원금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상자 여부를 알려주고, 각 지자체가 읍·면·동 차원에서 일일이 신청 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면 시스템 과부하는 불가피하다. 정부는 서울시 재난지원금을 참고하고 있는데, 이미 서울시도 과부하로 마스크 구매처럼 ‘신청 5부제’를 시행 중이다. 경기도 또한 현장 신청은 ‘5부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고령층은 직접 동사무소를 방문해야 한다. 취약계층이 누락될 수 있다.

지역화폐 지급도 문제다. 모바일 화폐로 지급 될 경우 이 또한 고령층 사용이 어렵다. 지역화폐 카드 생산도 이미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기도는 카드 물량 확보 어려움 때문에 기존 신용카드와의 연계도 고려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지급해도 방법 및 수단을 마련하는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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