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DB

부산 남부경찰서가 만 18세 남성이 이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 앞에 성관계 사진을 붙이고 협박한 ‘데이트 폭력’ 사건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월 한 지역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된 사건이다.

중앙일보는 경찰과 피해자의 말을 인용해 부산남부경찰서가 전 여자친구의 집 앞에 성관계 사진을 붙여 놓고 협박을 일삼은 B씨(18)를 성폭력처벌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유포,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B씨의 전 여자친구 A씨(18)는 지난해 12월 이별을 통보한 뒤 B씨로부터 폭언과 협박을 받아왔다. ‘데이트폭력’에 시달렸다는 A씨는 지난 2월 다시 이별 의사를 밝히자 B씨는 A씨의 집 앞에 두 사람의 성관계 장면이 담긴 사진을 출력해 붙였다.

A씨의 집은 아파트 1층으로 엘리베이터가 문 바로 옆에 있다. 출근길 딸의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은 A씨의 부모는 B씨가 벌인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연락을 하지 않았다. B씨가 이보다 더 극한 일을 벌일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연락을 취한 건 B씨가 먼저였다. B씨는 A씨 부모에게 전화해 “혹시 집 앞에서 뭐 본 것이 없냐”고 물었지만 A씨의 부모님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B씨는 “택배함과 우편함을 확인해 보라”고 했다. 우편함엔 집 앞에 붙어있던 것과 같은 사진이 있었다.

해당 사진엔 “A는 헤픈 여자니까 성폭행을 해도 된다”는 등의 성적으로 비하하는 욕설이 같이 쓰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앞서 신입생으로 입학한 부산의 한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B씨는 물론 A씨의 신상도 공유됐다. A씨는 결국 대학 입학을 포기한 상황이다.

A씨는 “B씨와 같은 동네에 살다 보니 이 사건 이후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까지 내 얼굴과 이름을 알고 이에 대해 말을 한다”며 “여기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아예 다른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려고 한다”고 매체에 말했다. A씨는 수능을 다시 봐야 하는 상황에서 개명을 고려 중이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8세인 B씨는 소년법상 범죄소년으로 분류돼 징역형에 처해지더라도 형이 적게 나오거나 소년 보호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다. 때문에 A씨는 보복 범죄를 두려워하고 있다. 특히 B씨는 A씨의 집 주소나 부모님 직업은 물론 친한 친구까지 다 알고 있다는 점에서 보복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수개월간 B씨로부터 “나랑 헤어지면 너의 부모님한테 성관계 중 있었던 일에 대해 모두 말하겠다” “앞으로 대학 생활 못 하게 하겠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해왔다고 진술했다. 다투던 중 B씨가 A씨의 목을 조르는 일도 있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사진 촬영에 대해서도 A씨는 동의 없이 촬영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B씨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진은 합의하에 촬영했고 폭행이 아닌 연인 사이에 가벼운 다툼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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