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후원금 부족·재방 취소 직권남용” 탈당 권유 직후 차명진이 한 말

YTN 뉴스화면 캡처

4·15총선 경기 부천 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가 ‘세월호 막말’ 논란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제명’이 아닌 ‘탈당 권유’ 징계를 받았다. 이후 차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를 완주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아울러 후원금이 부족하다며 계좌번호를 공개했다. 그는 또 문제의 발언을 경고음 처리하는 데 반대해 TV토론의 재방송이 취소됐다며 선관위에 불만을 토로했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해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와 설전을 벌이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을 해 논을 빚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한 역사학자의 평가를 인용하며 “사람들이 진보·보수로 나뉘는 줄 알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고 보니 사람과 짐승으로 나뉘더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차 후보는 “세월호 OOO사건을 아시나?”라고 반문한 뒤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응수했다.

논란이 일자 통합당 윤리위는 10일 오전 차 후보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 대신 ‘탈당 권유’결정을 내렸다. 윤리위는 징계 수위를 낮춘 이유에 대해 “차 후보가 선거 기간에 세월호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하지만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제명이 아닌 탈당 권유는 당원이 직접 10일 이내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 제명 처리되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징계가 총선을 닷새 남긴 상황에서 내려진 것이어서 차 후보는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앞서 통합당 윤리위는 “30·40대는 무지” “노인 되면 다 장애인” 등 세대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대호 관악갑 후보에 대해서는 예고한 대로 ‘제명’을 의결했다. 김 전 후보가 낸 재심청구를 윤리위가 기각하면서 김 후보는 등록 자체가 무효됐다.

이에 대해 김 전 후보는 차 후보와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고위의 제명 결정 자체가 명명백백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한 김 전 후보는 “차 후보는 1차 윤리위가 열려 직접 출석해 소명할 기회를 얻었는데 나는 1차 윤리위가 어디서 열리는지도 몰랐다”고 비판했다.

김 전 후보는 이어 “제대로 한다면 내가 무엇을 위반했는지 부적절한 행위를 특정해 내게 알려야 하지 않나. 그 소명을 받지 못했다. 죄와벌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선거를 완주할 수밖에 없다. 관악구민들의 선택권 문제다. 나를 찍기로 마음먹었던 사람들이 나를 못 찍지 않나”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두 사람 모두 막말 논란으로 징계위에 부쳐졌지만 차 후보는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된 반면 김 전 후보는 후보 자격이 박탈되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면죄부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가중되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는 선 긋기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윤리위 결정이 한심하다. 시간도 임박한 만큼 더 이상 이걸로 얘기하기 싫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또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그 사람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지역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황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윤리위원회에서 탈당 권유 결정이 내려졌고 지금부터 차 후보는 더 이상 우리당 후보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며 “차 후보는 지난 최고위에서 최고 수위의 징계라는 정치적 결정을 내린 바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정치는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을 화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하는 정치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의 선 긋기에도 불구하고 차 후보는 윤리위 결정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선거를 완주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차 후보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완주할 수 있게 됐다. 윤리위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내가 선거에서 이기면 당도 나를 못 쫓아낼 것”이라고 했다.

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캡처

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캡처

“자유 우파 국민, 부천 소사 유권자께서 차명진을 살려 달라. 남은 4일 반 온몸이 부서지도록 싸우겠다”고 다짐한 차 후보는 마지막으로 후원금을 언급했다. 그는 “염치없지만 후원금도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던 글을 얼마 후 “참고로 후원금은 아주 많이 부족하다”라는 문구로 수정했다. 이와 함께 후원 계좌가 담긴 이미지를 첨부하기도 했다.

차 후보는 또 “지난번 OBS 토론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재방하지 않고 있다”며 “선관위가 오늘 방영분에서 OOO 단어를 경고음 처리하려고 했다. 캠프에서 편집 불가라고 이의 제기했더니 이 사람들이 아예 방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 후보는 이어 “선관위가 이럴 권한이 있는 거냐?”며 “직권남용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 후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 후보가 미래통합당의 한심한 면죄부를 받았지만 국민의 면죄부는 결코 받지 못할 것”이라며 “세월호 가족들이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고 나 역시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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