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과 달리 ‘북풍’ 없는 총선…외교안보 이슈 완전 실종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북한 등 외교안보 이슈가 완전히 실종된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각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느라 대외 이슈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4·15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높였지만 판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는 4년 전 4·13 총선에서 ‘북풍’을 일으키려다 도리어 ‘역풍’을 맞았다. 박근혜정부는 투표일을 닷새 앞둔 시점에 해외 북한식당 여종업원 집단 탈북 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탈북민 관련 정보는 비공개한다는 원칙을 정부 스스로 깬 것이어서 총선 개입 의도가 짙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정작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122석에 그쳐 123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원내 제1당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라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북한 미사일이 핵심 이슈였다. 북한이 그해 2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발사를 시작으로 2~3주 간격으로 미사일을 쐈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 요격이 목적인 사드(THAAD) 배치 문제가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군사적 도발을 벌인 끝에 2017년 9월 역대 최대 규모의 6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회담 일자가 공교롭게도 선거일 하루 전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은 결국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회담 일정은 북·미 실무진 차원에서 논의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종 확정한 것이어서 지방선거와 관련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하지만 보수 진영은 패배 충격이 컸던 모양인지 지난해 말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 당국자에게 총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았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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