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향해 “꺼지지 않는 등불 돼 달라”는 與 인사들

유시민의 알릴레오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총선 직전 ‘범진보 180석’ 발언 관련 비판을 수용하며 정치비평 중단을 선언하자 여권 인사들이 잇따라 유 이사장을 향해 “그만두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7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이번에 근소한 표차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부산진갑)·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남영희(인천 동·미추홀을) 후보를 거론하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비평이나 시사토론, 인터뷰도 하지 않겠다. 180석 사건 때문에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수현 후보가 자신이 유 이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19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박 후보는 “낙선은 오로지 제 부족함 때문”이라며 “이사장님이 미안해하거나 사과할 일이 절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이사장님의 삶에 대해 오히려 제가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목표는 4년 후가 아니라 2년 후 정권 재창출과 지방선거의 승리다. 그것으로 오늘의 패배를 갚겠다”며 “지치지 마시고 ‘꺼지지 않는 등불’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남영희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171표라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근소한 패배를 했다. 억울한 마음이 왜 없겠나. 하지만 냉정히 보면 그 패배는 오로지 남영희의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패배가 유 이사장 탓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옳지 않다. 눈곱만큼도 유 이사장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된 김두관 의원도 유 이사장을 감쌌다. 김 의원은 “(유 이사장의 180석) 발언 취지나 정황을 보면 댓글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말인데 보수 언론이 집중적으로 왜곡 보도하면서 생긴 문제”라며 “영남의 패배가 유 이사장의 탓이라면 그런 실언이 없던 과거에는 왜 졌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당의 대승은 우리에게 더 차분한 대응을 요구한다. 안타까운 마음이야 저도 다르지 않지만, 지금의 상황은 과도한 것”이라며 “유 이사장도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언론개혁의 전장에 복귀해 주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180을 마무리하며’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원은 아니지만 그동안 유 이사장이 우리 진영 전체와 당에 준 도움은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나 개인적으로나 내가 아는 민주당 지도부의 누구도 유 이사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을 뿐 서운함 비슷한 것조차 없다”며 “행여 정치비평 중단 결정이 이번 논란 때문이라면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삽화와 함께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덕분에 힘내서 견딜 수 있었다. 큰 짐 내려놓고 푹 쉬세요’라고 적힌 글을 공유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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