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 받았다는 트럼프, 안 보냈다는 북한…“북한 주장이 더 설득력 있어”

외교소식통 “북한이 트럼프 잘못 들춘 것은 이례적”
“트럼프 심기 고려해야 할 북한이 강도높게 부인”
미국 언론들도 ‘북한 부인’ 보도…이유는 설명 안해
트럼프, 과거 친서 재차 과장하다 빚어진 실수에 무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발언을 부인하고 나섰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여부를 놓고 난데없이 진위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갑작스런 친서 공방이 가뜩이나 얼어붙은 북·미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담판을 원하는 북한이 이렇게 강력하게 부인한 점을 감안하면 북한 말이 맞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해야 할 북한이 ‘이기적인 목적’ 등 거친 표현을 쓰면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을 들춘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과장해 재차 설명하다가 빚어진 오해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북한 주장에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불쑥 거론하면서 “최근 ‘그(him)’로부터 좋은 편지(nice note)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편지를 받은 시점이나 편지 내용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 발언이 나온 지 하루도 안 돼 북한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북한은 1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국 대통령이 지난 시기 오고 간 친서들에 대하여 회고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최근 우리 최고지도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편지도 보낸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실무근한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있는 미국지도부의 기도를 집중 분석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결코 아무 때나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깃거리가 아니며 더욱이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되면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미리 알려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발언을 부인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과장이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설명을 달지 않았다.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친서를 과장해 발언했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초 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축하하는 친서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또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난 3월 22일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북·미 대화 재개를 요청하고 미국이 코로나19 방역에 도움을 줄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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