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총탄 맞은 캐디 동생, 골프장선 119도 안불렀다”

피해자 가족, 청와대 청원글 올려

청와대 국민청원(왼쪽). 연합뉴스(오른쪽)

전남 담양 한 골프장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진 여성의 가족이 국민청원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생이 담양의 골프장에서 머리에 총을 맞았습니다. 강력한 진상조사와 재발대책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7일 올라왔다. 8일 오후 5시쯤을 기준으로 2400여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담양 모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는 제 동생은 후반 7번 홀에서 대기하던 중 어디선가 날아온 물체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고 쓰러졌다. 당시 쓰고 있던 모자가 뚫려 흥건할 정도로 많은 피를 흘려 병원 이송이 시급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골프장 책임자는 동생에게 ‘병원에 가면 절대 골프장에서 다쳤다고 얘기하지 말라’고 주의 시켰다. ‘집이나 길에서 넘어져 다친 것으로 해야 동생이 책임질 돈이 적고 보험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 흘리는 동생을 보고도 119를 부르지 않고, 동생과 친한 캐디 차를 통해 병원으로 이동하게 했다. 골프장 손님들이 놀랄까 봐 119도 안 부르고 다친 장소도 허위로 얘기하게 시키고 피 묻은 모자도 회수하는 등 골프장 측에 피해가 없도록 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응급 수술을 받은 피해자는 머리에 박힌 물체가 군에서 사용하는 총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청원인은 “열심히 일하던 중에 군에서나 쓰는 총알을 머리에 맞은 것 자체도 황당한데, 사건 처리 과정은 더 황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인 가족이 고통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이해가 안 간다. 육군본부 지원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지만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이 글을 작성한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명확한 사실 규명과 관계자에 대한 처벌, 재발 방지 조치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에게는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국민을 향해선 진상규명을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사고 다음날인 24일 골프장 현장에서 군 사격장 방향을 바라본 장면. 연합뉴스

피해자는 지난달 23일 담양 한 골프장에서 일하던 중 총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대학병원 수술 결과 정수리 부근에서 5.56㎜ 크기의 실탄 탄두가 발견됐다.

육군은 사고 다음날 “전남 담양군 한 골프장에서 23일 오후 4시40분쯤 여성 A씨가 인근 사격장에 쏜 것으로 추정되는 탄알에 머리를 맞았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프장과 1.7㎞ 정도 떨어진 육군 부대에서 개인화기 사격 훈련이 있었다. 당시 육군 관계자는 “사격훈련과 민간인 부상 사이에 관련이 있을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며 “군 수사기관과 경찰이 합동으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알렸다.

서지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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