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불면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전체 인구의 1.2%인 63만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덩달아 불면 증상 완화와 치료를 위한 수면제 또는 수면 유도제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하지만 불면증 치료를 위해 수면제에 오랫동안 의존하게 되면 뇌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 발생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프랑스 보르도대와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팀에서 65세 이상 노인 8980명을 대상으로 수면제와 알츠하이머 발병 관련성 연구를 진행한 결과, 20%의 불면증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고 이중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를 섭취한 노인은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최대 50%까지 높게 나왔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신경과 전문의) 원장은 16일 “항불안 효과를 가진 벤조다이아제핀 약물은 불안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유도 기능, 근육 이완 , 경기나 발작 예방 등의 다른 작용도 일으킨다”면서 “오랜기간 사용 시 약물 의존도가 높아지고 뇌 기능을 떨어뜨려 치매 발생율을 높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반면 비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졸피뎀은 잠만 유도하고 몸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벤조 계열의 항불안제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러나 졸피뎀 같은 수면 유도제도 불면증 치료제는 아니다.
수면다원검사 없이 무조건 졸피뎀을 처방받아 계속 먹으면 졸피뎀의 자려고 하는 힘과 수면장애의 자지 않으려고 하는 힘이 충돌하게 되면서 몽유 증상, 수면 중 섭식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한 원장은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꼭 지켜야 한다. 불면증 때문에 3주 이상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불면증의 원인을 찾고 근본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면제나 수면 유도제를 복용해선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잠 잘 때 코를 골면서 일시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약물 복용 시 호흡 기능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 후 치료해야 안전하다.

한 원장은 “불면증 시 무조건적인 수면제, 수면 유도제 복용은 부작용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불면증 원인에 따라 대표적인 비약물치료법인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지행동치료는 약물과 달리 부작용 없는 치료법으로 수면 선진국에서는 불면증의 첫 번째 치료법으로 시행하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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