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고깃집 사장님이 모든 메뉴를, 무한정으로 그것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쭈뼛쭈뼛 눈치보는 손님들은 혼난다고 합니다. 과연 어떤 사연일까요.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혼내주고 싶은 식당 하나 생겼네요’ 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삼겹살 집이었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평범한 식당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식당에는 재미있는 비밀이 있습니다. 다음은 문 앞에 적힌 안내문 내용입니다.

“얘들아. 그냥 삼촌, 이모가 밥 한끼 차려준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와서 먹자. 그러니 아래 내용과 같이 몇 개 내용만 지켜주길 부탁할게!”

1. 가게 들어와서 쭈뼛쭈뼛 눈치 보면 혼난다!
2. 뭐든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눈치 보면 혼난다!
3. 오기 전에 꼭!! 삼촌한테 전화하고 와주라. 고기 불판에 열 올려 놓게!
4. 다 먹고 나갈 때 (결식 아동) 카드 한번 보여주고 미소 한번 보여주고 갔으면 좋겠다
5. 자주와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웃으며 자주 보자!

“별거 없지? 당당하게 웃고 즐기면 그게 행복인거야. 현재의 너도, 미래의 너도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항상 응원할게!”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안내문을 붙인 걸까요. 국민일보는 15일 해당 고깃집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정총명 사장님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사장님은 2년 전, 전북 익산에 올라왔습니다. 어머니, 누나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삼겹살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딸을 키우는 평범한 아빠라고도 했습니다.

정 사장님은 현재 결식 아동 손님을 대상으로 모든 음식을 무한정으로, 그리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처음으로 결식 아동을 알게 된 것은 지난 3월쯤 입니다. 우연히 TV 프로그램에서 결식 아동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해주는 ‘파스타집’을 보게 됐습니다.

정 사장님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는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아이가 많았다”며 “딸을 가진 아빠의 입장에서 나 역시 돕고 싶었다. 물론 나라에서도 결식 아동을 위해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 한끼 식사 5000원을 제공하는 결식 나눔 꿈나무 카드가 그 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5000원은 굉장히 적은 돈입니다. 특히 고깃집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죠. 정 사장님은 “5000원으로는 고깃집에서 먹을 수 있는 게 냉면, 라면 뿐이다. 아이들도 고기를 먹고 싶지 않겠느냐”며 “결식 아동들이 배고프지 않게 통 크게 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안내문을 내건 이후, 아이들이 정말 찾아왔다고 합니다.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6명이 쭈뼛쭈뼛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정 사장님은 아이들에게 마음껏 먹으라는 말만 남기고 바로 돌아섰습니다. 그는 “옆에서 말을 걸면 아이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결식 아동임을 밝히는 것도 얼마나 힘들겠느냐. 미리 연락을 주면 남들 앞에서 만큼은 자신을 말하지 않아도 되니 편안하게 오라고만 했다”고 했습니다.

실제 아동급식 카드인 꿈나무카드는 아이들에게 ‘가난 낙인’을 찍게 한다는 이유로 비판받아왔습니다. 때문에 화려했던 디자인을 최근 바꾸고 전용 단말기도 범용 단말기로 통일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꿈나무 카드 아동들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진짜 파스타’의 오인태 대표를 비롯해 뜻을 함께 하는 식당들은 한 번 방문한 결식아동에게 ’꿈나무 카드’ 대신 ‘VIP 카드’를 직접 만들어 주기도 했죠. 정총명 사장님도 같은 이유로 아이들에게 미리 연락을 하고 오라고 당부한 겁니다.

정총명 사장님의 이같은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낳았습니다. 일반 손님들은 안내문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5만원, 10만원씩 기부를 했습니다. 정 사장님은 “저로 인해 누군가 영향을 받는다면 이 정도의 고깃값은 크게 아깝지 않다”고 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이곳 매출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전에는 하루 10팀 이상은 왔는데 최근에는 3팀 정도 온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결식 아동 봉사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별다른 이유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이건 당연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큰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생각하면 밖에서 외식 한번 했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냥 베풀고 살다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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