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계층별 소득 격차를 더욱 늘려놨다.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15만8000원으로 6.3% 증가했는데 근로소득은 상승분은 2.6%였던 반면 임대·이자·배당 등 수익인 재산소득은 44.8% 증가했다. 경제가 나쁠 수록 근로가 아닌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된다는 지표다.

통계청은 '2020년 1분기(1~3월) 가계동향'을 21일 발표했다. 눈여겨 볼 지표는 2020년 1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9만8000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동일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 가구의 소득은 1115만8000원으로 6.3%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1분위 가구가 벌어들인 149만8000원을 나눠보면 근로소득은 51만3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3.3% 감소했다. 재산소득은 1만6000원으로 52.9% 감소했다.

반면 경제가 어려울 수록 돈을 버는 건 비근로소득이라 할 수 있는 재산소득이었다. 5분위 가구가 벌어들은 돈은 1115만8000원으로 오히려 6.3% 증가했는데 이중 재산소득은 11만5000원으로 44.8% 급증했다. 근로소득이 812만7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2.6% 상승에 그쳤음에도 소득이 늘어난 이유다.

코로나19로 돈의 순환도 경색된 모양새다. 사람들이 돈을 안썼다. 올해 1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 명목 소비지출은 월평균 287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했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항목별로 의류·신발(-28.0%), 교육(-26.3%), 오락·문화(-25.6%) 등의 소비 지출이 급격히 줄었다.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뜻이다. 특히 1분위 가계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148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0% 즐었다. 이 역시 통계 집계 후 최대폭 감소다.

코로나19가 '불평등 사회'로 접어드는 신호탄을 쐈다고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5분위 계층의 평균소득을 1분위 평균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는 5.41배로 1년 전 5.18배보다 0.23배 포인트 상승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비교적 분명히 관측된다"면서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한 고용 부문 소득증가율이 저소득 가구에서 낮게 나타난게 전체적인 소득 분배를 악화시켰다"고 풀이했다.

통계청 제공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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