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 하루 만에 대구에서 학생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학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교 현직 보건교사로 추정되는 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교 수업을 중지하라는 청원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교 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고등학교 보건교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을 한 오늘(지난 20일)의 상황을 장관님과 교육부 관계자는 아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은 “고3 등교 개학하자마자 모든 선생님이 ‘방역은 물 건너갔다. 전국 1, 2, 3등으로 확진자 발생만 하지 말자’는 분위기”라며 현직 교사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어 “학생들은 쉬는 시간엔 (서로) 팔짱 끼고 마스크 벗고 껴안고 난리다. 학교가 안전해 보이냐”며 “오늘 딱 하루, 딱 한 학년 왔는데도 전혀 통제가 안 되고 학교가 난장판”이라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교육부가 발표한 ‘건강상태 자가진단시스템’에 대해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등교 수업을 하는 고3 학생들은 일주일 전부터 매일 온라인(NEIS) 자가진단시스템을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 학교에 제출하고 있다.

청원인은 “고3·2·1(학년) 개학 1주일 전부터 자가진단 제출을 통해 학생 상태를 파악한다고 하는데, 애들이 제대로 하겠냐”며 “담임교사가 애걸복걸해야 겨우 응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가진단 문항에 구토, 매스꺼움 등 흔한 증상들이 있어 학생들이 체크하기 일쑤다. 학생들이 체크하면 등교 중지시켜야 한다”며 “정확한 메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뜬구름 잡는 소리만 있다”고 비판했다.

20일 오전 경북 포항 영일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수업을 받던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처음으로 등교해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있다. 연합

또 청원인은 보건 교사가 학생들 전체를 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월부터 학교는 혼란 그 자체”라며 “보건교사들이 학교 하나를 책임지고 있다. 방역, 감염병 책임자로 홀로 매뉴얼을 짜고 학교 발열 체크·소독 등 (업무에) 홀로 싸우고 있다. 인력 지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학년 발열 체크하는데도 학생 간 거리 두기가 전혀 안 된다”며 “교사들이 지도하는데도 난장판이 돼서 45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또 “아침에 한 학생이 보건실을 방문해 두통이 있다고 했다. 열을 측정하고 문진을 해보니 집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 귀가 조치시켰다”며 “그 아이들 돌려보내느라 보건실을 지킬 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교육부 관계자들에게 “말로만 방역이 잘되고 있다고 하지 말고 단 하루만이라도 학교에 나와보라”며 “쉬는 시간에 가급적 움직이지 말라 하면 애들이 로봇처럼 들을까요? 천만의 말씀”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어 “직접 와서 보고 그래도 방역이 안전하겠다 하면 계속 문을 열어라”며 “등교 개학 취소해달라, 싱가포르 사태 나기 싫다면”이라고 글을 마쳤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2만7336명이 동참하며 오는 6월 20일 마감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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