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규제 속에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들면서 전세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대전, 세종 등의 전셋값이 치솟으며 장기적으로는 전세 공급 부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월세 상한제 등 규제 도입도 언급되지만,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전셋값 누적 변동률은 5월 셋째주 기준 0.93%였다. 지난해 같은 시기 -2.15%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은 -2.29%에서 1.98%로 인천은 -1.54%에서 3.12%로 올랐다. 세종은 -3.04%에서 7.16%로 크게 뛰었다.

전셋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서울 5~7월 신규 입주 물량은 1만3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00가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입주 물량이 늘면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서울 지역 전셋값은 4월 이후 0.01~0.02% 꾸준히 오르고 있다. 자연적인 공급증가로 잡힐 시장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전세 문제 해결을 위해 더 강력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전날 ‘임대차 신고제(전월세 신고제)’를 내년에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연내 법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전월세 신고제에 이어 전월세 상한제까지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정부 기대와는 달리 공급만 줄어드는 역효과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는 이른바 ‘임차인 보호법 3종’으로 불린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의 최소 거주 기간을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이고, 전월세 상한제는 세입자가 재계약할 때 집주인이 기존 전세금을 5% 넘게 인상하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전셋값을 억누르는 효과도 있다 보니 현 상황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규제로 전세가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상승세를 지속하다 보니 규제로 인해서 잡아보겠다는 것인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부분일 수 있지만, 규제 시행 후에는 오히려 전세가 오르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를 우회할 수단도 많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규제를 해도 전세 계약 전에 4년치 인상분을 미리 계산해 전셋값을 정하는 등 빠져나갈 방법은 많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공공임대나 행복주택 등으로 공급 늘릴 수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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