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집콕 가이드’는 세계적인 발레단의 온라인 공연 3편을 모았습니다. 발레는 대사없이 몸짓으로 작품을 표현해 언어 장벽이 없습니다. 발레 작품 중 국내에 소개된 적 없었던 유명 작품들을 ‘안방 1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안내합니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아나스타샤’, 미국 뉴욕시티발레단의 ‘도니제티 변주’,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입니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아나스타샤’. 화면캡처

영국 런던 로열발레단의 온라인 공연 시리즈 ‘#OurHouseToYourHouse’(우리의 공연을 당신의 집으로) 이번주 작품은 ‘아나스타샤’다. 이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 ‘마농’ 등으로 유명한 거장 케네스 맥밀란(1929~1992)이 러시아의 마지막 공주를 자처했던 안나 앤더슨의 사연을 바탕으로 안무했다.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와 그 가족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발발 이듬해에 집단 처형됐다. 이후 유해 발굴 과정에서 아나스타샤 공주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오랫동안 생존설이 떠돌았다. 안나는 자신이 니콜라이 2세의 막내딸 아나스타샤라고 주장한 인물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 참고로 20세기 말 아나스타샤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되고 2008년 DNA 결과가 최종 나오면서 나오면서 ‘공주 논란’도 완전히 막을 내렸다.

발레 ‘아나스타샤’는 맥밀란이 1967년 독일 도이체 오퍼 발레단을 위해 1막으로 처음 선보였다가 1971년 로열발레단을 위해 3막으로 다시 안무했다. 밝은 분위기의 1·2막에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1·3번이 각각 사용되며, DNA 검사로 진짜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안나가 광기에 사로잡히는 3막에는 체코 작곡가 보후슬라프 마르티누의 음울한 음악이 사용된다. 이 작품은 로열발레단 유튜브에 지난 16일 공개됐고 29일까지 볼 수 있다.

뉴욕시티발레단의 '도니제티 변주' . 뉴욕시티발레단 홈페이지 캡처

뉴욕시티발레단이 코로나19 사태에 기획한 ‘디지털 봄 시즌’은 이번주 스트리밍 작품으로 조지 발란신의 ‘도니제티 바리에이션(변주)’를 선보인다. 공개된 영상은 2015년 1월 28일 공연 실황이다.

뉴욕시티발레단을 창단한 발란신은 ‘발레계의 모차르트’로 불릴 만큼 세계 발레사에 획을 그은 안무가다. 원래 러시아 출신인 그는 러시아에서 꽃을 피운 고전발레의 특징인 이야기와 마임은 제거하되 군무와 2인무 등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신고전주의’를 확립했다. 특히 음악에 조예가 싶었던 그는 발레에서 음악과 춤의 합일을 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발란신이 좋아했던 이탈리아 작곡가 도니제티의 오페라 가운데 ‘돈 세바스티앙’의 음악으로 안무한 것이다. 화려한 무대장치 없이 원작 오페라의 경쾌한 선율에 맞춰 무용수들의 움직임도 쾌활하고 명랑하다. 이야기가 없는 추상발레지만 움직임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니제티 변주’는 29일까지 뉴욕시티발레단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베니스에서의 죽음’. 공식 홈페이지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의 친정으로 국내에 친숙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은 최근 세계 발레계에서 주목받는 안무가 드미스 볼피(34)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공개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하는 볼피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무용수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일찌감치 안무 재능을 드러냈다. 20대 중반부터 안무가로 활동하기 시작해 지금은 오페라 연출가로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020-2021시즌부터 발레 암라인 뒤셀도르프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토마스 만이 쓴 동명의 원작소설은 베니스로 휴양을 떠난 소설가가 미소년의 절대적 아름다움에 매혹된 채 죽음을 맞는 이야기다. 작품에 매혹된 여러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장르로 선보였다. 루치아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가 가장 유명하지만 현대음악 거장 벤자민 브리튼이 오페라로도 만든 바 있다.

발레로는 함부르크 발레단을 이끄는 거장 존 노이마이어가 2003년 선보인 바 있는데, 볼피가 2017년 그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고 할 수 있다. 볼피는 브리튼의 동명 오페라 음악을 활용했다. 노이마이어의 안무가 우아하고 고전적이라면 볼피의 안무는 좀더 현대적이고 감각적이다. 영상은 초연 당시 실황으로 29일까지 유튜브에 공개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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