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현대차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9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파죽지세로 주가가 상승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자산 규모가 연결 기준으로 194조원에 달하는 재계 2위 기업이다. 같은 기준으로 자산 가치가 8조원에 불과한 카카오가 ‘골리앗’을 뛰어넘은 셈이다.

22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4.00% 오른 2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1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2.78% 하락한 9만45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시총은 20조1900억원으로 떨어지며 카카오와 1조원 넘는 격차를 기록했다. 장중에 카카오 시가총액이 현대차를 제친 사례는 최근 몇 차례 있었지만,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가 현대차를 추월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카카오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동력은 단연 실적이다. 카카오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88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분기 기준)을 갈아치웠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로 시작되는 금융 진출 확대, 모빌리티 사업 등의 실적 개선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00%를 상회하는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오는 3분기도 두드러진 실적개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 점도 카카오 주가에 긍정적 요소로 거론된다. 최근 한 달 간 외국인은 카카오를 22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소프트웨어 업종 투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2017년 코스피 이전 상장 당시 40위권에 머물던 카카오 시총 순위는 3년여 만에 10위권 이내로 진입했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속속 높여 잡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급상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시대의 가속화로 카카오의 비즈니스는 모두 매우 우호적 사업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며 “고성장 에너지는 꺼지지 않고 지속될 것이며 손익도 더욱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이른바 ‘언택트 수혜주’ 기대감으로 IT, 소프트웨어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일부 종목은 주가수익비율(PER)이 300배를 넘는 만큼 상승 기대감이 꺾이는 과정에서 나타날 조정 장세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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