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건국 70주년 국경절 열병식에서 선보인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AP연합뉴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경제 상황 속에서도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6.6% 늘리는 등 군사굴기(堀起) 야심을 늦추지 않았다.

올해 중국의 국방 예산증가율은 6.6%로 지난해 7.5% 증가율보다 낮지만, 교육 외교 과학기술 예산 등 상당수 항목이 큰 폭으로 삭감된 것과 비교하면 군사력 증강에 몰두하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중국은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 정부 업무 보고를 통해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동기 대비 6.6% 늘린 1조2680억 위안(약 219조6800억 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보다 소폭 감소했고, 최근 10년 중 처음으로 6%대로 떨어졌지만, 예산 절대 규모는 2011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지난해 중국의 국방예산은 1조1899억위안으로 2018년 1조1069억 위안 보다 830억 위안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781억 위안 늘어나 절대 액수로 큰 차이는 아니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일반 공공서비스 예산을 전년 대비 13.3% 삭감하고, 외교(-11.8%), 교육(-7.5%), 과학기술(-9.1%) 등 각종 예산을 대폭 줄이는 상황에서도 국방예산만 특별히 비교적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토록 한 게 눈에 띈다.

중국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0.1~12. 7 % 수준으로 국방비를 늘리다 군사굴기라는 서방의 비판이 쏟아지자 2016년 7.6%, 2017년 7%, 2018년 8.1%로 7~8%대를 유지해왔다.
중국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바이투캡처

예산이 발표되는 전인대를 앞두고 중국 군부는 코로나19 책임론과 남중국해 군사적 긴장 고조,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만큼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군부 내에서는 중국이 국방예산이 미국의 7320억 달러(약 890조원) 수준에 한참 못 미치고 있어 9% 증가율을 원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 군부가 국방 예산 증가를 요구하는 근거는 고조되는 미국이 위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군 폭격기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을 40여 차례 비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미국 해군은 지난 한해 남중국해에서 총 8차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쳤으나 올해는 벌써 4차례나 같은 작전을 강행했다.

중국 군부는 미국과의 갈등 외에 대만 독립주의 세력,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분리주의 세력의 위협 등도 국방예산 증액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만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대만에 F-16 전투기 판매 등을 승인해 중국 군부를 자극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에도 대만에 대한 신형 어뢰 등 1억8000만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판매를 승인하며 대중국 압박을 이어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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