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복동' 포스터(왼쪽 사진)과 개봉 즈음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던 윤미향 당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엣나인필름 제공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지난해 영화 ‘김복동’의 해외상영회를 한다며 배급사도 모르게 상영료 명목으로 1300만원을 모금해놓고 단체 자금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사회공헌 기부 플랫폼 ‘카카오 같이가치’에 따르면 정의연은 지난해 8월 이 플랫폼을 통해 영화 ‘김복동’ 해외상영회를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김복동’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삶과 투쟁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당시 정의연은 목표액을 1800만원으로 잡았다. 모금액은 10회에 걸친 상영료와 전시물·영문 자료집·홍보물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사용처를 밝히는 ‘모금액, 이렇게 사용됩니다’ 항목에는 ‘영화 상영료(10회x150명 기준 필름제공료 1만 달러) 1300만원’이라고 적시했다.

하지만 정의연은 올해 1월 모금액 사용 내역을 안내하는 새소식 코너를 통해 “국내 배급사와 협의해 해외 순회 상영회에 대한 상영료를 면제받았다”며 “상영료로 책정했던 1300만원과 캠페인 진행 후 잔여 모금액은 향후 영화 ‘김복동’ 해외상영회 및 2020년 정의연 해외 캠페인 예산으로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정의연이 배급사에 상영료로 1300만원을 지불하고자 모금을 했지만, 배급사가 상영료를 받지 않기로 해 정의연 예산으로 전용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배급사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배급사 측은 “정의연이 해외상영회를 하는 것은 알았지만 상영료로 1300만원을 모금한 것은 전혀 몰랐다”며 “처음부터 해외 상영료를 받을 생각이 없어 정의연에 요구한 적도 없지만, 정의연이 상영료를 주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처음부터 배급사와 상의도 없이 해외 상영료를 책정해 모금한 뒤, 역시 배급사와 상의 없이 상영료를 ‘셀프 면제’하고 자체 예산으로 전용한 셈이다.

배급사 관계자는 “10회 상영료 예산으로 1만 달러를 잡은 것도 과한 책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해외에서 상영하면 상영료로 회당 300달러 정도를 받는다”며 “10회 상영이면 3000달러인데 어떻게 1만 달러라는 숫자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모금할 때 밝힌 상영료에는 단순 상영료 외에도 해외 홍보비 등 각종 비용도 함께 포함된 금액”이라며 “배급사와 소통이 부족해 오해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사업은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았다"며 "해외 상영시 배급사 부담 비용을 정의연이 부담한 부분도 있다. 배급사와 논의해 비용을 지급할 부분이 있으면 지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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