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은 20대 국회 좋은 입법 1위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으로 조사됐다. 국회 사무처는 지난 14~21일 국회 홈페이지와 SN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국민 1만 5880명이 뽑은 좋은 입법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정치·행정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은 전체 입법 중 유일하게 국민의 절반 이상(52.3%)이 긍정 평가했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정해진 기간 내 처리되지 않을 경우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과 국회의원 친인척의 보좌진 채용 금지를 담은 국회의원수당법 개정 등을 망라한 내용이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34.4%),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법(24.3%)이 그 뒤를 이었다.

경제·산업 분야에서는 ‘제조물 징벌적손해배상책임법’(37.7%)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추진된 법으로 가습기 살균제나 라돈 침대처럼 소비자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제조물에 대해 사업자가 최대 3배까지 손해 배상책임을 지도록 한 법이다. 이어 ‘금융소비자보호법’(30.8%), ‘건축물 안전 강화법’(30.0%) 순으로 선택을 받았다.


사회·문화·환경 분야에서는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도록 한 ‘근로시간단축법’(34.5%)이 가장 높았다. ‘n번방’ 사태를 계기로 이슈가 됐던 ‘디지털성폭력 방지법’(29.4%)과 ‘감정노동자 보호법’(21.9%) 순이었다.

국민들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일상에서 체감되는 법안을 뽑은 반면 전문가 그룹은 중장기적인 국가적 과제와 관련된 입법을 긍정 평가했다. 국회 사무처가 입법 전문가 82명에게 이메일로 진행한 조사한 결과,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출시 시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3법’을 절반(50.0%)이 꼽았다. 전문가들은 또 데이터경제활성화를 위해 가명처리한 개인정보 활용을 가능케 한 ‘데이터 3법’(38.8%)을 그 다음으로 꼽는 등 국민들과는 다른 시각을 보여줬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연합뉴스

이번 조사는 국회의 입법 활동 결과에 대한 국민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발표하는 첫 번째 시도다. 20대 국회에서 처리한 8500여개 입법 중 각 상임위 추천 우수 법률 등을 추려 정치·행정, 경제·산업, 사회·문화·환경 등 3개 분야로 나눠 32개 법을 선정해 설문을 진행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 입법 활동은 본회의 의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결과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고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설문 조사를 준비했다”며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입법을 반가워하실지 21대 국회를 앞두고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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