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인천지방법원의 제21대 총선 연수을 투표함·투표지 증거 보전 작업을 참관하면서 투표지를 직접 나르고 있다. 인천지법은 연수을 선거구에서 낙선한 민 의원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기한 투표지 등 보전신청 일부를 인용해 해당 지역구 투표함과 투표지를 증거로 보전하기로 했다. 뉴시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4·15 부정선거 음모론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의혹 제기에도 별다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여론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민 의원은 25일에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글을 여러 개 올렸다. 월터 미베인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 교수의 통계분석 보고서를 비판한 같은 당 유경준 강남구병 당선인을 향해서는 “학자 출신이라면서 미베인 교수가 벌써 정정한 수치를 왜 뒤늦게 언급하는가? 거기에 문제를 제기했으면 유 당선인은 (내 질문에) 답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유 당선인의 주장이 미베인 교수의 3·4차 논문에서 이미 해소된 것 아니냐는 취지다.

민 의원은 전날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가끔 전화를 해서 부정선거 진상규명 진행 과정을 묻길래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었다. 주 대표가 다른 지인에게는 부정선거 문제를 거론하면 당이 두 번, 세 번 죽는다고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이제 희망 고문은 그 정도면 됐다. 나 홀로 외치련다, Follow the party!”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민 의원은 이 글을 수정하며 “주 원내대표가 전화로 알려오셨다”며 “선거부정이 있었다고 단언할 수 없으므로 재개표를 지켜보겠다. 중앙선관위에는 즉각 해명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민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는 “지금은 분노하고 떨쳐 일어나 불의와 싸울 때다. 지금의 무관심과 침묵이야말로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라며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당당한 지성인으로서 부정과 불공정에 맞서 싸우라. 우산을 들고 검은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해 4·15 부정선거를 고함치며 성토하라”라고 촉구했다.

민 의원이 올리는 글 말미에는 항상 “Follow the party”가 적혀 있다. 민 의원은 개표 과정에 숨어 있는 암호를 풀어보니 ‘follow the party’(당을 따르라)라는 구호가 도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장이 ‘영원히 당만 보고 간다’는 중국 공산당 구호와 유사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과 내통해 희대의 부정선거를 저지른 증거라는 취지다.

'민경욱'을 포함하고 있는 일별 기사 건수 추이. 빅카인즈 캡쳐

민 의원은 군불을 때고 있지만 관심은 멀어지는 모양새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 ‘민경욱’을 검색해본 결과 ‘민경욱’을 포함한 기사건수는 13일 최고치에 도달한 뒤 하락 추세다. 그래프가 상승 추세인 21일과 22일에는 민 의원 검찰 출석 관련 기사와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의 민 의원 출당 요구 기사가 많았다. 주말에는 기사 건수가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기사의 논조도 바뀌었다. 의혹 초기에는 민 의원의 주장을 받아쓰는 언론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정치권과 학계가 민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싣지 않고, 특히 민 의원이 구체적인 근거를 내놓지 못하자 언론은 비판적인 논조로 돌아섰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25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미 언론에서는 민 의원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과격한 행동을 하시지 않는 한 제 생각에는 다뤄질 리가 없다”며 “개인이 개인 자격으로 재검표하는 과정은 보도되겠지만 ‘Follow the party’라며 중국 개입설을 제기한 건 근거가 굉장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민 의원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선 “별로 신빙성을 두지 않는다”며 “거기에 대해서 뭐 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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