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한 어린이를 껴안고 있다. EPA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을 지휘하는 국가 지도자들 중 방역 지침을 무시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더이상 갖지 않아도 된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65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한 23일 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핫도그 마실’을 나섰다”면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브라질리아 시내의 한 노점상 앞에서 핫도그를 먹고 있는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모습을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보건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무시해 왔다. 이날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2만2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보우소나르 대통령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자 반대 진영에선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부르며 비난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날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브라질리아 삼권광장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 현장에 도착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는가하면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기를 들어 무릎에 앉히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접촉한 지지자 상당수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 소재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 중인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충일 연휴인 23~24일 이틀 연속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찾았다. 마스크는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마다 거의 빠짐없이 골프장을 찾는 ‘골프광’이지만 코로나19 이후엔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연이틀 골프장을 찾은 것은 미국인들에게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는 신호를 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그같은 행동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늦추게 하는 잘못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5일 오전 2시(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64만349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누적 사망자 수 역시 9만772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영국에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자가격리 위반 의혹이 제기된 도미닉 커밍스 수석 보좌관의 유임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커밍스는 지난 3월 말 자신과 부인이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이자 런던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대신 무려 400㎞ 떨어진 더럼에 있는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

커밍스는 “육아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존슨 총리는 “그와 부인이 모두 코로나19가 의심돼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게 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었다”면서 커밍스를 옹호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수석 보좌관인 도미닉 커밍스가 24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 있는 총리 관저를 나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24일 빈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머물다가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지난 15일 이동제한조치를 해제하면서 식당 영업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사과 글을 통해 “봉쇄령 이후 처음으로 친구 2명, 아내와 함께 외출했다”면서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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