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아버지를 태우고 고향을 가기 위해 1,200㎞를 횡단한 조티 쿠마리(15). (@Radheshyam_01)트위터 캡처

인도의 한 소녀가 다리를 다친 아버지를 자전거에 태우고 1200㎞ 떨어진 고향으로 일주일 만에 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는 “인내와 사랑의 아름다운 업적”이라고 칭찬하고, 인도 사이클연맹은 “입단 테스트를 받아보자”며 관심을 표명했다.

25일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수도 뉴델리 외곽 구르가온에 살던 15세 소녀 조티 쿠마리는 오토릭샤(삼륜 택시)를 몰던 아버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직하자 어머니가 있는 비하르주 다르방가로 가기로 결심했다.
구르가온에서 비하르까지의 자전거로 달린 1200㎞의 거리. Google map 캡처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25일부터 국가 봉쇄령을 내리고 필수 업종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출을 금지했다. 일자리가 없어진 이주 노동자들은 인도 정부가 마련한 특별열차를 타고 고향으로 갈 수 있었지만, 기차표를 구하기 어려워 수백㎞를 걸어 귀향길에 오른 사람도 적지 않았다.

쿠마리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를 다쳐 집에 걸어갈 수도 없었다. 쿠마리는 수중에 있는 돈 2000루피(약 3만3000원)로 분홍색 중고 자전거를 구매해 아버지를 뒤에 태운 채 이달 10일 고향으로 출발했다. 일주일 간의 여정에 운 좋게 단 한 번 트럭을 얻어탔고 나머지는 낯선 이들에게 물과 음식을 얻어먹으며 지난 16일 고향에 도착했다.

쿠마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전했다. 구르가온에 남아 있었다면 집세를 내지 못해 밖에 나앉아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명해진 것이 좋긴 하지만, 유명해지려고 자전거를 탄 것은 아니다”며 “필사의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아버지 모한 파스완은 “고향에 가고 싶었지만 실제로 갈 수 있을지 몰랐다”며 “내 딸은 포기하지 않았다. 용기 있는 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방카 트럼프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조티 쿠마리의 사연 "인내와 사랑의 아름다운 업적". 트위터 캡처

쿠마리의 사연은 수많은 언론에 소개됐다. 이를 접한 인도 사이클 연맹은 다음 달 쿠마리를 뉴델리로 데려와 국립 사이클 아카데미 연습생 입단 테스트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이클 연맹 회장은 “쿠마리는 (사이클 선수를 할) 힘과 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싶다”며 테스트를 위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이방카 트럼프는 지난 22일 SNS에 “인내와 사랑의 아름다운 업적은 인도 사람들과 사이클 연맹을 사로잡았다”며 언급했다.

현재 쿠마리는 사이클 연맹의 제안에 부정적이다. 그는 학업을 마치고 싶고, 힘든 여정으로 체력이 약해졌다고 말했지만, 아직 고민 중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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