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집 앞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폭식투쟁’을 벌였다. 이는 동영상으로 촬영돼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됐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도를 넘은 시위라고 비난했다. 결국 시민단체는 영상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삭제했다.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5일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3건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삼겹살 폭식투쟁/이재용 집 앞/구청 직원 출동/삼성해고자고공농성 공대위/20-05-24’라는 제목이 달렸다. 이와 함께 “싸움은 즐겁게, 삼겹살 폭식투쟁을 벌이다 XXX동지가 노래를 합니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연대TV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 부회장 자택 앞에서 7~8명이 삼겹살을 구워먹는 장면이 담겼다. 이들은 삼겹살을 굽기 위해 가스버너와 상추, 쌈장, 주류 등을 사전에 준비했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구청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주변에 민원이 들어와 나왔다”고 말하자 한 관계자는 “항의하고 있는 거다. 피해 정도가 심하다면 개인적으로 소송을 걸라”고 대응했다.

이어 구청 직원은 “죄송하지만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다른 관계자는 “찍지 말라. 초상권이다. 우리 자체적으로 찍고 있다. 앞에 와서 사진 찍고 그러면 안 된다”고 거절했다. 이어 “우리도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사람이니까 무리하게 안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공대위 측은 ‘삼성전자 폭식 투쟁’ 방식으로 김용희 삼성 해고노동자를 위한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많은 네티즌은 시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 “대학에서 애들 가르치는 얘기가 왜 나오지?” “교양이 없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앞서 공대위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 강남역사거리 CCTV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최근 이 부회장 자택 앞으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현행법에 따르면 집회시위를 목적으로 모였어도 주택가에서 음주·취사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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