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테스트 샘플. AP 연합뉴스

전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이 운영하는 야구교실에서 금지약물을 맞은 고등학생 야구선수가 ’4년 자격정지’는 가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여상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금지양물을 맞은 고교 야구선수 A군은 지난 3월 17일 행정법원에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자격정지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달 초 사건을 맡은 길기범 법률사무소 로진 변호사는 “A군 부모는 이여상이 해당 약물을 ‘비타민’이라고 소개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이여상은 지난해 12월 야구교실을 운영하며 유소년 선수들에게 돈을 받고 금지약물을 주사·판매하는 등의 혐의(약사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고, 선수·지도자 6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A군이 이여상의 야구교실에 등록한 건 2018년 10월이었다. 그는 등록 두 달 뒤부터 1개월여간 모두 12차례에 걸쳐 약물을 투여받았다. 소변 검사에서 금지된 동화작용제인 ‘19-노르안드로스테론’(19-NA)이 검출된 A군은 지난해 10월 KADA로부터 4년 자격정지를 명령받았다. 해당 약물은 단기간에 근육을 키워주지만, 갑상선 기능 저하·성기능 장애·성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야구교실을 운영하며 유소년 선수들에게 돈을 받고 금지약물을 주사·판매하는 등의 혐의(약사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전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 뉴시스

결국 A군은 대학 진학이나 프로 입단이 어려워져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놓였다. A군 부모가 항소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처분 수위는 약물의 종류와 투약의 고의성 여부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데 KADA는 A군이 고가의 약물을 12차례나 투약한 것 등으로 미뤄볼 때 금지약물 사용에 고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군 부모는 “당시 이여상은 비타민 주사이며 금지약물이 절대 아니라고 했고, 약물의 명칭·성분·부작용 등 자세한 설명도 못 들었다”며 약물을 강권하는 분위기여서 아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투약에 응했다는 입장이다.

길 변호사도 “이여상이 KADA와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을 봐도 A군 부모에게 해당 약물 성분을 설명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프로 출신 이여상의 지속적인 권유를 부모가 거절하거나 따져 묻기 어려운 위치였다”고 말했다.

방명기 로진 변호사도 “이여상 야구교실의 다른 코치도 A군과 부모는 약물 성분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여상의 형사판결문에도 A군이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적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KADA 측은 도핑 방지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스포츠의 기본 정신을 지키기 위해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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