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과 관련해 제기된 ‘배후설’이 무색하게도, 회견문은 할머니의 수양딸인 곽모씨가 대신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씨는 “고령의 엄마(이용수)가 감정적으로 이야기하기만 했지 정리해본 적은 없다”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내가 대신 정리해 썼다”고 26일 오마이뉴스에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곽씨는 할머니의 언어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공개되는 문건이고 정부 관계자도 볼 수 있으니 어머니 언어 그대로 쓰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도 지난번 기자회견의 파장에 대해 잘 아시기 때문에 (대신 쓰는 것을 동의했고) 어머니가 꼭 하고 싶으신 말을 적은 것”이라며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면 본질이 빠져 버리니까,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중년의 곽씨는 2015년부터 이용수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그는 이용수 할머니가 수요집회 등으로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동행해 왔다. 지난 7일 1차 기자회견 후 13일 한 신문을 통해 발표된 이 할머니의 입장문도 곽씨가 작성한 것이었다.

곽씨는 이번 기자회견을 앞두고 입장문이 두 개 작성됐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에서 먼저 기자회견문 초안을 작성했는데, 여기에는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곽씨는 “그쪽 초안을 봤는데 (어머니가) 평소에 하신 말씀이 있기는 하지만 분쟁으로 갈 것 같았다”면서 “윤미향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두 번씩 싸우게 하면 안 되겠다 싶어 (내가) 다시 정리했다”고 전했다.

곽씨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처음에 시민모임 글을 마음에 들어 했으나, 기자회견을 앞두고 생각을 바꿔 곽씨의 기자회견문을 가지고 나갔다.

앞서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정대협과 윤미향 당선인을 비판했다. 당시 이 할머니는 준비한 회견문을 손에 들어 보이기만 했을 뿐 직접 읽지는 않았고, 추후 언론을 통해 전문을 공개했다.

이후 방송인 김어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용수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소수의 명망가, 이런 단어는 그 연세에 쓰는 단어가 아니다”라고 ‘배후설’을 제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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