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B씨 인스타그램 캡처

경북 경주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영상이 인터넷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가해 차량인 SUV 운전자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알려졌는데, 앞서 피해 아동과 운전자 자녀 간의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탓이다.

이 사건은 피해 아동 A군(9)의 친누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 B씨가 25일 인스타그램에 사고 과정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B씨는 이날 현장 상황을 설명한 글을 함께 올렸으나 이내 삭제했다. 이후 26일 오후 “글이 수정되지 않아 다시 올린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A군은 사고 현장 인근에서 사고 차주 C씨의 자녀인 D양(5)과 다툼을 벌였다. 이후 자전거를 타고 자리를 벗어났으나 사과를 하지 않고 떠난 A군에게 화가 난 C씨가 차를 몰고 뒤를 따랐다.


영상을 보면 C씨가 몰던 SUV 차량이 자전거를 탄 A군을 쫓는 모습이 보인다. A군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위치였음에도 속도를 낮추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B씨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동생을 중앙선까지 침범하며 200m를 쫓아가 고의로 들이박았다”며 “사고가 난 곳은 스쿨존이며 코너에 들어서기 전 도로 역시 스쿨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목격자분들의 증언에 의하면 (C씨 차량에는) 브레이크등도 켜지지 않았다”며 “코너 구간에서는 노인, 어린이, 길고양이 등 불특정 다수들이 지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행하는 구간이지만 C씨는 급브레이크는 커녕 오히려 자전거 바퀴와 동생의 다리가 밟힐 때까지 액셀을 밟는다”고 말했다.

A군이 차에 치인 뒤에도 C씨는 사과나 신고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 B씨는 “차에 내려서도 제 동생에게 괜찮냐는 소리도 한마디 안 했다. 고의였으니 괜찮냐는 소리가 나올 턱이 없다”며 “심지어 119 신고도 다른 목격자분이 해주셨다”고 썼다.


그러면서 “명백한 살인행위이다. 초등학교 2학년인 제 동생 입에서 ‘누나 나 이제 트라우마 생겨서 자전거 못 타겠어. 차도 못 타겠어’라는 말이 나온다”며 “자기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거다. 이 영상이 없었다면 C씨는 단순 사고라고만 말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 같은 사연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졌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둘로 갈렸다. 일부는 A군과 D양 사이에 단순한 다툼이 발생한 게 아닐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경찰 조사 과정에서 A군이 D양을 때렸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같은 맥락으로 두 아이의 문제를 ‘실랑이’라고 표현했던 B씨의 글이 삭제되면서 비슷한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어린이를 상대로 고의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핵심이라며 반박했다. 이들은 “속사정이 있다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사고 자체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폭행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감정에 앞선 살인 미수 행위” “이유를 떠나서 어린아이를 상대로 고의 사고를 내는 건 용서받을 수 없는 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현재 경찰은 C씨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스쿨존 내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가해 차량의 제한속도 준수 등을 확인해 ‘민식이법’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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