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Z 플립 미러골드(오른쪽)과 향수병

주머니에서 갤럭시 Z 플립 미러 골드를 꺼낸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모습에 주변의 시선이 느껴진다. 새 폰을 꺼냈을 때 주변의 관심을 받는 건 오랜만이다. 뭔가 뿌듯하다.

갤럭시 Z 플립 미러 골드를 며칠간 쓰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기분이다.

패션 잇템으로 딱
지난 6일 출시된 Z 플립 미러 골드는 이전에 나왔던 미러 퍼플, 미러 블랙과는 느낌이 아주 달랐다. 앞에 나왔던 두 제품이 전반적으로 차분하면서 가끔 빛을 내는 느낌이라면, 미러 골드는 처음부터 밝고 화려한 기운을 뿜어낸다. 보통 금색은 중국인들이 좋아해 중국 시장 전용이라는 느낌이 있는데, Z 플립 미러 골드는 대부분 사용자에게 화려한 패션 소품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사람들이 Z 플립 미러 골드를 만져보고 하는 말도 대부분 비슷했다. 여성들은 접었을 때 콤팩트와 비슷하다고 신기해했다. “예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남성들은 관심을 보였지만 특정 제품을 지목하지는 못했다. 아마 남성들이 휴대하는 물건 중에 비슷한 게 없어서인 듯하다. 담뱃갑과 비슷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Z 플립 미러 골드는 첨단 기술이 들어간 IT기기임에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의 성격이 더 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297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완판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이 남에게 관심받는 걸 좋아하고,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기를 좋아한다면 Z 플립 미러 골드는 좋은 선택이다. 주머니든 가방이든 꺼내는 순간 남의 시선을 받게 될 테니.

Z 플립 미러 골드를 들고 다니는 며칠 동안 만나는 사람은 예외 없이 만져보고 신기해했다. 새 스마트폰에 타인이 관심을 보인 건 정말 몇 년 만에 경험해본 것이다. 스마트폰이 상향 평준화하고 디자인이 모두 거기서 거기였던 최근에는 남이 무슨 폰을 들고 있든 말든 별 관심이 없었다.

휴대, 셀피에 최적화
Z플립 미러 골드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접었다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 관점에서 ‘폴더블’이 주는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휴대가 편리하다. Z플립 미러 골드를 반으로 접으면 성인 남성도 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가 된다. 바지 주머니에 넣어도, 가방에 넣어도 거추장스럽지 않다.

출퇴근 길에 지그시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면서 가고 싶다면 스마트폰을 손에 들 필요 없이 반으로 접어서 어디든 넣어두면 된다.

두 번째는 셀피를 연출 샷으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상, 식탁 등 평평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Z 플립 미러 골드를 올려두고 포즈와 표정을 연출할 수 있다. 천편일률적인 셀피에서 벗어나 원하는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접었다 펴는 게 주는 기능상의 이점은 여기까지다. 그 외에는 폴더블이라는 게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다.

Z플립 미러 골드는 다른 갤럭시 스마트폰처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쓴다. 바(Bar)형 스마트폰을 기본으로 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라 뭘 하든 화면이 펼쳐진 상태에서 해야 한다. 기자도 제품을 쓰는 동안 이동하는 경우가 아니면 항상 폰을 펼쳐놓은 채로 사용했다. 굳이 접었다 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펼쳐놓은 상태라면 바형 스마트폰에 비해 이점이 없다. 폴더블 특성상 접었다 펴는 부분은 완전히 평평하지 못하다. 화면을 스크롤 할 때 요철이 살짝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디스플레이가 일어나는 현상도 불가피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실제로 사용할 때 화면이 우는 현상은 거의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폴더블 대중화 시작됐다
여전히 과도기지만 갤럭시 폴드와 Z플립 모두 나름의 이유로 폴더블폰이 대중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화웨이, 모토로라 등이 폴더블폰에 도전했지만 사실상 삼성전자만 실제로 시장에서 제품을 팔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새로운 기회의 땅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대중화에 안착하려면 몇 가지 넘어야 할 지점도 있다.

Z플립의 경우 외부 액정이 너무 작다. 문자, 카톡 등이 오면 놓칠 때가 있다. 지금처럼 작은 외부 액정은 실용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제품 폼팩터 때문에 불가피하긴 하지만 배터리도 아쉽다. 사무실에서 충전할 여건이 된다면 괜찮겠지만, 온종일 외부에 있는 사람이라면 Z플립의 배터리로는 충분치 않다. 게다가 갤럭시S10부터 들어간 25W 고속충전도 Z플립은 지원하지 않는다. 외장메모리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차기 모델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접었다 펴는 폰을 사야 할 명분이 조금은 더 필요해 보인다. ‘퍼스트 무버’로서 삼성전자의 분발이 필요할 때다.

[써볼lab]은 IT 기기·서비스 등을 체험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독자의 관심사를 발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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