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머 탐구생활] 인생 이모작 출발의 걸림돌 ‘퇴직 후유증’

50대 퇴직자 65% 퇴직 후유증 경험, 조기 은퇴 준비로 예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세 이상 퇴직자 3명 중 2명은 퇴직 후유증을 겪었고, 3명 중 1명은 현재 후유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5세 이전 조기 퇴직한 남성일수록 가장으로서의 압박감으로 인해 후유증이 더 컸다. 퇴직 후유증은 퇴직 후 1년 안에 극복하지 못하면 3년 이상 겪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 후유증이란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이후 감정,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가족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하나금융그룹 100년행복연구센터가 지난해 50세 이상 남녀 퇴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4%가 퇴직 후유증을 경험한 적 있으며, 26.6%는 후유증이 진행 중이라고 응답했다.

퇴직 후유증은 겪는 비율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았다. 퇴직 후유증의 원인은 주로 퇴직 후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압박감과 그동안의 사회적 지위를 잃는 데에 원인이 있었다.

퇴직 후유증을 겼는 원인은 남녀가 달랐다. 남성은 가장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가장 컸다. 여성은 성취와 지위 상실감이 가장 컸다. 55세 이전에 퇴직한 남성은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의 압각감을 크게 느끼며, 55세 이후에 퇴직한 남성일수록 성취·사회적 지위에 대한 상실감이 더 컸다.

퇴직 후유증은 남성은 경제활동을 재개하거나 개인 활동을 하면서, 여성은 하고 싶었던 여가활동에 빠지면서 극복했다. 또 남성은 가족의 위로와 격려, 응원을 받는 것이 후유증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50대 이후 퇴직한 남성은 가족 구성원의 정서적인 지지가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후유증을 겪고 있는 남녀는 퇴직 후 배우자에게 불만을 느낀 경우가 많으며, 배우자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 경우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자신의 상실감 소외감을 대수롭지 않게 대할 때 섭섭함을 많이 느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 기간을 어떻게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낼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60세에 은퇴해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하루 여가 시간을 11시간 정도로 계산하면 16만 시간이 주어진다. 이 중 활동 가능한 기간을 절반으로 잡아도 8만 시간이나 된다. 할 일과 여가활동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노년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인생 후반전을 지루하게 보낼 수밖에 없다.

만족스러운 은퇴를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한데 일 중심으로 살아온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노후 준비 없이 직장을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퇴직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은퇴 후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충전하거나 훈련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은퇴 후 재취업이 보편화하면서 퇴직 후 학교를 1~2년 다니면서 재충전하고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휴식-근로 반복 모델이 자리잡고 있다. 은퇴를 뜻하는 영어 retire를 타이어를 갈아끼우고 새 출발한다는 의미의 re+tire로 해석해봄 직하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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