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투를 펼치는 데스파이네의 모습. 연합뉴스

KT 위즈의 외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쿠바)가 ‘에이스’ 다운 괴력투를 선보이고 있다. 등판 때마다 긴 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굳건히 지킨다. 10개 구단 중 7위(8승 11패·승률 0.421)로 쳐져 있는 KT가 데스파이네의 호투에 힘입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데스파이네는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KIA 타이거즈 타선을 8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선발 투수의 호투에 KT는 KIA에 5대 0 완승을 거두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괴물같은 위력투였다. 1회엔 시속 154㎞의 강속구로 타율 2할 7푼의 KIA 최형우를 공 3개로 잡아냈다. 5회 박찬호(타율 0.274)도 변화구를 섞은 데스파이네의 위력투에 3구 삼진을 당했다. 이날 총 7개의 삼진이 나왔을 정도로, 데스파이네의 구위는 매서웠다.

위기관리능력도 좋았다. 데스파이네는 최근 기세가 좋았던 KIA 타자들에 1회 1사 1, 2루, 2회 2사 1, 2루, 8회 2사 1, 2루 위기를 허용했다. 하지만 KIA 타자들이 방망이를 휘두르면, 대부분의 타구가 내야 좌우 땅볼로 굴러가기만 했다. 7회엔 병살타를 유도하기도 했다.

KT는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마무리 이대은 등 불펜진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날 데스파이네는 112구로 8회를 책임지며 KT 불펜진이 휴식을 취할 시간을 벌어줬다. KT는 이날 마무리 김재윤까지 2명의 투수만으로 KIA를 잡았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을 앞두고 KT가 선발진을 책임질 만한 투수로 낙점한 선수다. 지난해 11승(11패)를 거둔 라울 알칸타라를 포기하면서까지 데려왔다. 쿠바 국가대표로도 경기를 소화한 데스파이네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애미 말린스, LA 에인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총 5개 팀을 거쳤다. 메이저리그 통산 109경기에 나서 363이닝을 소화하며 13승 26패(평균자책점 5.11)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큰 무대에서 뛴 경험이 올 시즌 데스파이네의 성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5경기에 나서 2승을 거뒀다. 32이닝을 소화하며 8실점(6자책점)만을 허용했다.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5경기 중 4경기가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소화, 3자책 이하)였을 정도로 이닝 소화 능력도 좋다. 게다가 평균자책점은 1.69로, 구창모(NC 다이노스·0.62), 배제성(KT·1.07), 요키시(키움 히어로즈·1.17)에 이어 전체 4위에 올라있다.

KT는 28일 홈에서 KIA와 3차전을 가진 뒤 29일부터 키움 히어로즈와 3연전을 벌인다. 현재 7위인 KT는 6위 키움과 1.5게임 차다. 데스파이네가 반전해낸 분위기가 주말까지 이어져야 KT도 순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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