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28일 홍콩 유학생과 지지자들이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28일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홍콩 시민들의 대만 이주를 적극 지원할 계획을 공개하며 사실상의 ‘개입’을 선언했다.

대만의 영자신문 타이완뉴스와 홍콩자유언론(HKFP) 등은 이날 차이 총통이 전날 홍콩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할 방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홍콩의 자치권에 대한 외압과 인권, 자유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홍콩워 자치권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홍콩 시민들을 돌보겠다는 정부의 결정은 확고하고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어 “쑤전창 행정원장과 만나 전담팀은 구성에 관해 논의했다”면서 “홍콩인들의 거주와 신변 보호를 위해 예산 분배를 포함한 포괄적이고 명확한 절차에 대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차이 총통은 밝혔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앞서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추진은 홍콩 자치권의 관에 마지막 못을 박는 행위”라고 비난하며 홍콩인들이 대만에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해줄 것을 대만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홍콩인 이주 지원은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가 주로 맡고 여러 관련 부처가 협조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대륙위원회는 행정원 보고 및 심의를 거쳐 곧 구체적인 지원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정부는 홍콩인의 경우 취업 비자를 받거나 600만 대만달러(약 2억4800만원) 이상 투자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체류를 허가해주고 있다. 중앙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차이 총통이 지시한 홍콩인 지원 계획에 이같은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 교육부 역시 홍콩·마카오 학생의 대만 내 입학에 대해 기존의 ‘모집정원에서 1%를 넘지 않는다’는 제한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선 지난해 6월 홍콩의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하는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면서 대만을 비롯한 국외로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HKFP는 “대만이 홍콩인들에 대해 이미 이전보다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5000여명이 대만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면서 “이는 전년 대비 41% 늘어난 수치”라고 전했다. 올해도 지난 4월까지 홍콩인들의 대만 거류 신청 건수는 23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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