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 보안카메라에 찍힌 범인의 모습(왼쪽), 집 문에 붙은 문제의 쪽지(오른쪽). 이하 ABC7뉴스 캡처

미국에서 동양인이 사는 집을 찾아다니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이고 다닌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리앤드로 경찰은 이 지역에 사는 낸시 아레시가(52)를 소수 인종에 대한 증오범죄 혐의로 지난 22일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쯤 헤론 만 인근 지역에서 ‘집 문 앞에 이상한 쪽지가 붙어있다’는 신고를 여러 차례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쪽지는 아시아계 미국인 다섯 가정의 집 문 앞에 붙어있었다. 해당 쪽지에는 “당신이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당장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이곳에는 미국에 봉사하는 용감한 백인만 살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타임지 캡처

경찰은 초인종 보안 카메라에 찍힌 여성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뒤 마을 인근에서 그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적절한 문구로 지역 주민들에게 공포와 위협을 가했다며 여성을 체포했다. 캘리포니아는 장애·젠더·국적·인종 등을 이유로 타인을 다치게 하거나 협박·희롱하는 등의 증오범죄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체포 당시 여성은 같은 내용의 쪽지 뭉치가 담긴 배낭을 메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21일에도 비슷한 신고가 접수된 적이 있었다”며 “문 앞에 ‘아시아인 출입 금지. 지금 당장 떠나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역시 같은 여성이 범행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샌리앤드로는 다양한 사람들의 공동체다. 우리는 모두 위협에서 벗어나 화목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할 권리가 있지만 우리 공동체의 안전과 복지를 침해하는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쪽지를 발견한 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은 안전을 우려해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며 “이 편지를 읽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온 가족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대한 공격이 분명히 급증하고 있다. 슬프다”고 전했다.

이화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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