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첫 공판 개시가 또 다시 미뤄졌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증거기록 열람 등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7월 중 3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 측은 “증인보호 필요성, 관련사건에 수사가 진행되는 중이라 열람등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사유가 해소되면 곧바로 증거기록 열람등사 가능하다”고 했다.

검찰 측은 열람등사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현재 공범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 피의자나 경찰관들이 특별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출석을 조직적으로 거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검찰은 수사를 위해 경찰청 본청과 서울경찰청, 울산경찰청 기관장 등에게 공문을 보냈지만, 협조를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검찰 측은 “본 사건 실체 막고 수사 막으려는 거 아닌지 유감스럽다”며 “이런 연유로 수사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열람등사 시기를 당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 목록을 보면 조사자 100명이고, 조사기록은 3만 쪽에 이르는 만큼 상당한 검토시간이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열람복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측 변호인은 송병기의 업무수첩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권을 위해 반환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송 시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모 선거대책본부장과 중고차 매매업자 장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별건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별건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별건 수사가 이 사건과 관련 없다면 빠른 시일 내에 열람복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사건에 관한 열람복사가 지체될수록 모든 관련자들에 대한 무리한 수사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적극적으로 기록을 제공해 달라고 주문하고, 제공 상황을 중간 점검하기 위해 7월 24일 공판준비기일을 더 열기로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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