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언대(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11일간의 잠행 끝에 공개석상에 나서 그간 단체와 본인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윤 당선인은 29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과 피해 할머니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합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과거 정의연을 부실하게 운용했다고 폭로한 뒤 그가 공개석상에 선 건 처음이다. 언론 인터뷰에 나선 건 지난 18일 한 라디오 방송이 마지막이었다.

그간 침묵으로 일관하다 하필 21대 국회 개원 하루 전날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30년을 돌아보는 게 길고 힘들었다. 통장 잔고 등 제 기록을 뒤져보고 기억을 찾아내는 자체가 지난한 과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30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해 온 제 시간을 다 기억해내진 못했다. 제게는 30년의 기억을 다시 소환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오늘 기자회견을 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지금쯤이면 제 입장을 밝혀야 되는 게 아니냐는 요구가 강했다”고 말했다. 잠행이 길어진 건 “다른 분도 아니고 (이용수)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제 실수와 오류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분 앞에 나타날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당선인은 또 “저에게 미숙한 점이 있었다. 저를 변호하기 위해서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또 다른 오류를 낳게 되더라. 나 자신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오늘은 정말 용기를 내 국민들께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얘기했다.

윤 당선인은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반박했다.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게 쓰지 않았다’ ‘안성힐링센터 매입·매각 과정에서 이익을 남겼다’ ‘2015년 한일합의 후 할머니들에게 일본정부가 주는 위로금 수령을 막았다’ ‘남편의 신문사에 정의연 일감을 줘 부당이익을 챙겼다’ ‘정대협 돈을 횡령해 딸 유학비와 주택 매입비용으로 댔다’는 등의 의혹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증거 대신 두루뭉술한 해명만 덧붙였다.

다만 후원금 모금시 개인계좌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것이 아닌 9개 사업의 경우 제 개인계좌 네 개로 모금을 했다”고 인정하며 “안이한 생각으로 행동한 점 죄송하다. 정산 과정에서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