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연합뉴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61)씨가 철탑 고공농성을 풀기로 삼성 측과 합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23일 만에 이뤄진 성과다.

삼성전자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김씨의 농성 문제가 양측의 합의에 의해 28일 최종 타결됐다”며 “회사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김씨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에서 일하던 김씨는 1995년 5월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시위를 벌여왔다. 24년 넘게 회사와의 다툼을 이어오다 지난해 6월 3일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서초사옥이 보이는 강남역 철탑 위에서 355일 동안 고공 농성을 벌였다. 김씨와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는 삼성 측의 사과와 해고 노동자 명예 복직, 해고 기간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삼성 측은 이번 합의에서 3가지 내용을 모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사옥 다목적홀에서 삼성승계 과정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


김씨와의 합의는 이 부회장이 지난 6일 대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폐지를 밝힌 이후의 첫 성과라는 평가다. 김씨와 삼성 측은 그간 물밑에서 협상을 이어왔지만 진척이 없다가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진전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부회장은 회견에서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노사 화합 상생을 도모, 건전한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이번 합의에 대해 환영 입장을 표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합의 과정에 직접 관여하신 분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합의 성사를 위해 애쓰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삼성피해자공동투쟁과 면담을 하는 등 문제 해결을 촉구해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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