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할머니 쓰러졌지만…경찰은 흑인 청년에 총을 겨눴다

미들랜드시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비무장 흑인 남성이 숨지며 인종폭동이 불붙은 가운데 흑인을 상대로 한 백인 경찰의 또 다른 과잉진압이 폭로됐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지난 16일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에서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흑인 남성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은 텍사스주 미들랜드 지역에 사는 흑인 남성 타이 앤더스(21)라는 청년의 체포 장면을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되며 불거졌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앤더스에게 정지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앤더스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그의 집까지 추격했다. 이후 경찰은 집에 들어가려는 앤더스를 향해 총을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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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놀란 엔더스는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들고 비무장 상태임을 알리며 “왜 이러시냐”며 울부짖었다. 그러나 경찰은 조준 자세를 유지한 채 “가까이 오라”는 명령만을 반복했다. 겁에 질린 앤더스는 “너무 무섭다”며 공포를 호소했다.

경찰과 앤더스의 대치 상황에 몰려든 주민들은 “그는 겁에 질려있다. 네 명이나 총을 겨누고 있는 것이냐”며 항의했다. 그러나 경찰은 “용의자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말하며 주민들을 제지했다.

그때 앤더스의 곁에 90세 할머니가 나와 손자 앞을 가로막았다. 그런데도 경찰은 끝까지 총을 겨누며 포위망을 좁힌 뒤 할머니를 밀치고 앤더스에게 수갑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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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은 할머니는 “내 손자를 내버려 두라”고 경찰에 애원하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하지만 경찰은 그대로 앤더스를 경찰차에 태워 호송했다.

앤더스의 체포장면을 담은 해당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일자 미들랜드 경찰은 뒤늦게 보디캠 영상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이 공개한 영상은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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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앤더스의 교통법규 위반 사실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만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경찰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멀찍이 도로 위를 천천히 운행 중인 앤더스의 차량이 교차로를 건너는 모습이 나온다. 도로 오른쪽에 ‘잠깐 멈춤’ 표지판이 있다. 멀리서 봤을 때 앤더스의 차량이 멈춘 듯한 모습이 보여 그가 신호를 위반하고 바로 교차로를 건넜는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앤더스의 변호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앤더스는 애초에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없으며 경찰의 정지 신호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들랜드 지방 검찰은 성명을 통해 “앤더스를 기소할 계획”이라면서 “미들랜드 경찰 중 누구도 우려가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혜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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