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물류센터 곳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아울러 작업복을 돌려 입게 하는 등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물류센터 직원들의 증언도 나와 택배 배송을 통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대책본부는 29일 정오를 기준으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확진자 1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중 물류센터 직원 72명과 접촉자 30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2명, 인천 41명, 서울 19명 등이다. 이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6일 만의 기록이다. 266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이 아닌 ‘물체’에서도 발견됐다는 점이다. 방역 당국이 물류센터 내 환경검체 검사를 통해 67개의 검체를 대상으로 유전자 증폭(PCR)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2건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근로자가 착용한 안전모와 이들이 근무한 작업 스테이션이다.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날마다 소독을 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인데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물류센터 작업장, 휴게실, 라커룸, 엘리베이터 등에서 67개 검체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2층 작업장에 있는 안전모와 2층 작업 스테이션에 있는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등 사무용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이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런 작업 환경에 감염자의 침방울이 묻어있다가 손 접촉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됐을 것으로 판단,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 사이에선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쿠팡이 작업 복장 등을 돌려가며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세탁 한번 하지 않는 등 위생 상태가 엉망인 데다 방역 지침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는 한 방송에서 냉동실 들어갈 때 입는 방한복을 세탁하지 않은 채 직원들끼리 돌려 입었다고 주장했다.

“방한복은 냉동실 가는 사람들만 입는데 불특정 다수니까 보통 20~30명은 입지 않을까 싶다”고 한 이 근무자는 “너무 더럽다. 얼룩은 기본이고 식사하면서 흘린 고춧가루가 보일 때도 있다. 입기가 찜찜해 신발이랑 옷, 양말을 따로 갖고 다닐 정도다”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환경검체 검사를 통한 양성 반응과 택배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안심하지 못한다. 손을 통해 접촉하는 키보드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면 박스 포장과 배송 등 택배 물품에서도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유전자 검사의 CT 값이라고 해서 바이러스의 농도를 보는 수치가 있는데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며 “PCR이 양성이라고 해서 그게 다 살아있는 바이러스, 전염력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PCR 검사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증폭시켜 바이러스 존재 유무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현행 PCR검사는 바이러스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까지 확인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재양성자와 환경검체를 통해 확인된 바이러스는 다르다. 재양성자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이 입증된 경우인데 치료와 검사를 통해 이미 확인을 했기에 재검출된 바이러스가 죽은 바이러스라고 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환경검체를 통해 확인된 바이러스는 치료를 받은 환자로부터 검출된 게 아니어서 이 바이러스가 죽어서 전파력이 없는 것인지, 살아있어서 활성화가 되는 바이러스인지가 불분명하다. 바이러스 활성화 여부는 배양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죽은 바이러스가 확실시 되면 택배물품을 통한 감염 우려는 없다. 반면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살아있다면 택배 물품 접촉을 통한 감염 여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는 5월12일부터 근무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 및 자가격리를 진행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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