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간호사가 자신이 근무한 병원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 환자를 수술한 뒤 장비를 소독하지 않고 재사용했다는 허위사실을 퍼트려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병원을 규탄하는 고발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모두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고춘순 판사는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간호사 A씨(49)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1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병원 측이 에이즈 환자를 수술한 기구 등을 소독하지 않고 다른 환자에게 사용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9년 4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고발 글.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당시 그는 “2019년 2월 손목을 다친 외국인 노동자가 병원에 찾아왔는데 검사 결과 그는 에이즈 환자로 판명됐다”며 “병원 측이 해당 환자를 수술할 때 쓴 기구를 소독도 하지 않고 다른 환자에게 사용하는 소름 끼치는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관련 내용은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민신문고에도 올라갔다. 다만 A씨가 해당 청원 글을 올린 당사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A씨는 노조 활동을 하면서 병원 측과 갈등을 겪었는데, 해고 처분을 받고서 이러한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거짓 내용을 유포해 병원 업무를 방해한 죄질이 불량하지만, 범행을 반성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A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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