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들의 시위로 건물이 불타는 사진을 싣고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보도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중국 관영 언론이 미국에서 확산하는 ‘흑인 사망’ 폭력 시위에 대해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표현하며 “미국 정치인들도 자신의 창문으로 이 광경을 즐길 수 있다”고 조롱했다.

과거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일 때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묘사한 것을 기억에서 끄집어내 앙갚음을 하는 격이다.

관영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장은 31일 글로벌타임스 칼럼에서 펠로시 의장의 지난해 홍콩 시위 발언을 떠올리며 “이제 ‘아름다운 광경’은 홍콩에서 미국의 10여개 주로 확산하고 있다”며 “미국 정치인들은 이 광경을 자신이 집 창문으로 직접 즐길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 여러 도시에서 시위대가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부수고 각종 공공장소를 파괴하고 있다”며 “마치 홍콩의 과격한 폭도들이 지난해 홍콩에서 했던 것 처럼 미국에 잠입해 난장판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후 편집장은 펠로시 의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 “중국 정부와 전국인민대표대회는 미국 흑인들과 민초들의 시위를 지지하는 성명을 내야 하나? 미국이 홍콩의 폭도를 부추기는 논리를 따르면 중국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것을 거론하며 “분노한 시민들이 백악관으로 몰려갈 때 뻔뻔하게 그런 발표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인종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은 늘 심각했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얼마나 많은 가난한 인종적 약자들이 죽었는지 보라”면서 “미국에서 폭동일 일어날 확률은 중국보다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후 편집장은 “어떻게 미국 정치인들은 다른 나라의 소요 사태를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나? 단지 중국을 공격하려고 그렇게 한 것은 어리석다”면서 “어느 나라가 더 큰 혼란에 빠질지 지켜보자”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쇠퇴하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이를 개혁할 힘은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은 사회 기층의 분노를 진정시킬 능력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미국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도시에서 ‘아름다운 광경’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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