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017년 8월 23일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에 나서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당시 검찰 수사팀은 의혹 제기에 대해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다른 허위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진상조사가 이뤄질 경우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를 비롯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9일 CBS라디오에서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직을 지휘하는 제 입장으로선 예외 없이 조사해 봐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한 전 총리 재심 운동을 응원한다. 동병상련을 느낀다”고 했다.

법무부가 조사에 나설 경우 당시 검찰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져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전 총리는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유죄가 확정됐다. 범죄 혐의의 사실관계에 대해 재수사에 나서거나, 재심을 청구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어렵다. 이에 검찰 내부적으로는 여권에서 연일 재조사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검찰 길들이기’라는 불만도 나온다.

당시 수사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한 전 대표 구치소 동료들에 대해 수사팀이 위증교사를 했는지 여부 및 한 전 대표에 대한 강압수사가 있었는지 여부다.

최근 뉴스타파에 이어 KBS는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위증 교사를 했다’는 보도를 했다. 법정에서 한 전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구치소 동료 최모씨가 이를 폭로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당시 수사에 부조리가 있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지난달 법무부에 제출했다. 앞서 구치소 동료 한모씨도 이런 의혹을 제기했었다.

검찰 수사팀은 두 의혹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법원 증인신문조서를 보면 최씨가 자발적으로 증언한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팀이 공개한 조서 내용을 보면 당시 한 전 대표는 ‘한 전 총리에게 못할 짓을 했다’며 진술 번복 경위를 밝혔다. 그러자 최씨는 “그런 분이 한 전 총리에 대해 ‘나이 먹고 돈만 밝힌다’며 욕을 했나요”라고 따져 물었다. 또 최씨는 “마약 사범은 가석방, 특별사면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며 선처 대가를 받고 진술하는 게 아니라고 증언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전직 국무총리를 수사하는데 구치소 제소자를 협박·회유할 이유가 없다는 건 상식”이라며 “당시 제소자들의 진술은 유죄 증거로 쓰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한 전 대표를 70여 차례 소환하고 진술 조서는 5차례만 남겼다는 지적도 받는다. 검찰은 한 전 대표가 작성했던 채권회수목록(금품 공여 목록)의 명단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해당 채권회수목록의 내용이 모두 정확하다”며 “한 전 총리 부분에만 오류가 있다는 정황은 발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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