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흑인사망 시위에 동참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이 속속 포착됐지만, 한쪽에서는 여전히 비인도적인 강경 진압이 계속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흑인 남성을 무참히 죽인 공권력과 인종차별에 대한 공분이 미국 전역에서 유혈사태로 번지는 가운데 항의 시위에 동참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지만, 한쪽에서는 시위대를 경찰차로 깔아뭉개는 모습도 포착돼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퀸스에서 열린 시위 때 뉴욕경찰(NYPD) 소속 경찰관들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모습이 SNS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영상을 보면 제복을 입은 경찰관 3∼4명은 행진하는 시위대 앞에 먼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환호하며 ‘고맙다’는 말을 건넨다. 이후 경찰관들은 시민들의 안내를 받으며 아예 도로 한복판으로 들어와 다시 무릎을 꿇는다.

시위대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흑인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연호하는 동안에도 그들의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영상을 올린 한 이용자는 “(경찰관들이 무릎을 꿇을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TV에서도 본 적이 없는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다만 그는 “좋은 시작이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가 저지당하지 않고 총에 맞아 쓰러지지 않는다면 더 감명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주리주 퍼거슨에서도 무릎을 꿇은 경찰관들이 항의 시위에 동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무릎 꿇은 경찰관 가운데는 퍼거슨 경찰서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NS에서는 경찰관들의 이러한 행동을 두고 “속지 말아야 한다”는 비판과 “올바른 연대의 모습”이라는 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항의 시위에 함께하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강경 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비난이 더 많은 상황이다.


실제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뉴욕 브루클린의 한 거리에서는 뉴욕경찰(NYPD)이 차량을 이용해 위험천만하게 시위를 진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NYPD가 적힌 SUV 경찰차 2대는 성난 군중들이 친 바리케이드 앞에 잠시 멈춰서더니 2m 이상을 그대로 돌진한다. 차량 양옆으로 시민들이 쓰러지는 위험천만한 장면이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이를 두고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경찰관들이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아니라고 옹호했다. 블라지오 시장은 “절대 불가능한 상황을 처리하고자 했던 경찰관들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경찰차 앞에 집결한 시위대가 다른 접근 방식을 찾았으면 좋겠다. 시위대가 처음부터 경찰차를 둘러싸고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서는 무릎을 꿇어 시위대에 심정적 공감을 표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시위대를 차량으로 밀어버리는 폭력을 행사하는 미국 공권력의 두 얼굴인 셈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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