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밀워키에 있는 월그린 매장 가게 입구가 부서져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것을 규탄하는 시위가 격렬해지는 가운데 약탈 행위도 극심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상점을 약탈하는 시위대에게 가게 주인들이 “부탁입니다. 난 보험에 들지 않았어요”라고 간청하고 있다고 지난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나이키 매장 유리를 부수고 운동화를 훔치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명품 판매장 자물쇠를 부숴 가방과 청바지를 한가득 안고 나왔다고 전했다.

명품 판매장만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동네 가게 역시 시위대의 무차별 약탈의 대상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휘청이던 가게들이 시위대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31일(현지시간) 한 명품 가게 매장 창문이 시위대로 인해 깨져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이라크 출신 이민자인 후세인 알로샤니는 한밤중 가게 앞에 모인 시위대에게 손을 흔들며 애원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그는 “제발, 나는 보험에 들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당국은 시위대로 위장한 선동꾼들이 약탈을 주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일부 도시에서는 경찰 폭력 항의 시위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상점 파괴에 집중하는 백인 무정부주의자가 더 많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크리스 셸비는 30일 오전 1시쯤 아파트 밖에서 총소리를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4시간 후 가게로 돌아와 봤으나 가게 안 물건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그는 이번 사건이 주는 절망감에 공감한다면서도 약탈의 재발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흑인으로서, 흑인이 운영하는 가게까지 피해를 보아 입안에 씁쓸함만 감돈다”고 전했다.

31일(현지시간) 시위대로 인해 부서진 창문 너머로 한 자원봉사자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가게 앞을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니애폴리스에서 멕시코 아이스크림 차를 운영 중인 리카도 허낸데즈는 물건을 지키기 위해 주말 동안 영업하는 차에서 잠을 청했다. 그는 시위대에게 공짜 아이스크림을 제공하기로 합의해 아이스크림 차를 지킬 수 있었다.

크리스 셸비의 사례처럼 흑인이 운영하는 가게 역시 약탈을 피해갈 수 없다. 애틀랜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데릭 헤이스는 지난 29일 밤 ‘흑인이 운영하는 가게입니다’라는 표지판을 내걸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창문은 깨져있었다.

매체가 만난 조던 데이비스 밀러는 이번 시위가 흑인들이 더 나은 미래를 요구할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시내에 모인 수천명 중 일부는 시내로 가서 그의 가게의 창문을 부쉈다. 그는 “백인 두 명이 부서진 가게 창문에 물건을 던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작은 상점들에 피해를 주는 것은 흑인과 유색인종에게 오명을 씌우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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