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원전 참사가 일어난 지 9년이 훌쩍 지났지만 일본 후쿠시마현과 인근 지역에서는 여전히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산나물이 시판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끝 모를 방사능의 위협에도 일본 정치권은 산업 활성화를 명목으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기무라 신조 일본 돗쿄의과대 준교수(방사선위생학)와 후쿠시마의 특정비영리활동법인인 ‘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가 공동으로 직판장·인터넷사이트 등에서 거래되는 산나물을 분석한 결과 여러 종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지난 4월 하순 이후 후쿠시마현, 야마가타현, 미야기현, 이와테현의 직판장·노상 휴게소 등에서 판매되는 산나물 35건을 확보해 게르마늄 반도체 검출기로 8시간에 걸쳐 측정한 결과 15건에서 세슘이 나온 것이다. 이들 농산물은 아키타현 산 두릅나무류의 순, 미야기현 산 고사리·고비, 야마가타현 산 표고버섯 등이다.

특히 이 가운데 두릅나무류 순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1㎏당 21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고사리는 1㎏당 32㏃, 고비는 34㏃, 표고버섯은 42㏃이 검출돼 기준치를 밑돌았다. 일본 당국이 정한 세슘의 식품 안전 기준치는 1㎏당 100㏃이다.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사리. 뉴시스

또 인터넷 거래 사이트인 ‘메루카리’와 ‘야후 옥션’에서 두릅나무류순 15건을 구입해 조사해보니 야마카타현 산 3건과 미야기현 산 1건에서 기준치를 넘은 ㎏당 109∼163㏃의 세슘이 검출됐다.

두릅나무류순은 산나물 중에서도 세슘에 오염되기 쉬워 후쿠시마현 대부분 지역과 미야기현의 7개 기초자치단체는 출하를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야마가타현은 출하 규제 지역이 1곳밖에 없고, 아키타현은 아예 출하 규제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센다이시 생활위생과 담당자는 “판매한 사업소나 출하량 등을 조사 중이다. 채취 지역은 특정할 수 없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연간 200건 안팎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치권은 ‘기준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네모토 다쿠미 자민당 의원은 중의원 부흥특별위원회에서 이러한 식품 기준이 “과학적, 합리적이냐”고 질의하며 너무 엄격한 출하 규제가 이어져 “1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정책 판단 기준은 과학을 토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지역구는 후쿠시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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