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숨을 쉴 수 없다고 애원하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현장 CCTV 영상 캡처, AP뉴시스

무려 8분46초. 백인 경찰은 한동안 무릎으로 흑인 남성의 목을 짓눌렀다. 애원도 소용없었다. 흑인 남성이 의식을 잃은 후에도 그는 무릎을 떼지 않았다. 현장에 응급 의료진이 도착한 후 1분이 지날 때까지도 흑인 남성의 목을 누르고 있는 상태였다. 끝내 흑인 남성의 숨은 끊어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1일(현지시간) 현장 CCTV, 목격자 촬영 영상, 관련 공식 문서, 전문가 조언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흑인 플로이드 사망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44)은 무릎으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짓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사건 당일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플로이드가 위조지폐로 담배를 사고 있다는 식료품점 직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도착한 경찰관 4명은 플로이드를 체포한 후 수갑을 채우고 그를 땅에 밀어붙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때 쇼빈은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그를 제압했다.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서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 제발, 목에 무릎이…”라고 신음한다. 그러자 한 경찰관이 “그러면 일어나서 차에 타라”고 소리친다. 플로이드는 “그러겠다. (그런데) 움직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눈을 감고 “어머니”라고 읊조리기도 한다.

플로이드가 의식을 잃자 한 목격자는 경찰들을 향해 “그에게서 떨어지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쇼빈은 목격자들을 바라보며 위협하듯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려 한다.

사건이 공론화된 뒤 플로이드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는 모습이 담긴 현장 CCTV가 공개되자 과잉진압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흑인에 대한 차별적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미국 전역은 분노에 휩싸였다.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일부에서는 방화나 약탈 같은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성난 시위대를 피해 백악관 지하 벙커로 대피하기도 했다.

플로이드가 사망한 다음 날 사건에 개입한 경찰관 4명은 모두 해고됐다. 이후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의 마이크 프리먼 검사는 쇼빈을 3급 살인 및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나머지 경찰관 3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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