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지난달 31일 미국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민의 모습(좌),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라고 쓰인 문구를 내보이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제이든 산초의 모습(우)

백인 경찰의 과잉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며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31일 수천 명이 결집해 미국 시위대에 지지를 보냈다. 트래펄가 광장에 몽니 이들은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하며 “정의 없이 평화 없다”는 구호를 외치고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느냐?’는 현수막을 흔들기도 했다.

5월 31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열린 가운데 어린이들이 시위대의 행진을 바라보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두고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뉴시스

뉴저지주 캠든 카운티 경찰은 31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시위대와 함께 플래카드를 든 조지프 위소키(가운데) 서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위소키 서장은 "이건 공동체의 문제고, 우리 역시 공동체"라며 시위에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뉴시스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중심가에서 지난 25일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각종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뉴시스

5월 31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려 시민들이 각종 손팻말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이날 수천 명이 모여 인종차별과 불공정, 경찰의 만행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뉴시스

런던 경찰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위반과 경찰 폭행 등의 혐의로 시위대 중 2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Stand Up To Racism)과 다른 영국 단체들은 오는 6월3일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한 전국적인 행동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거리를 둔 시위는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이들에 연대를 보여줄 것”이라며 “아울러 영국에서 불균형적으로 많은 흑인과 아시아인, 소수민족 출신이 코로나19로 죽은 것과 여러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각자 문 앞이나 다른 장소에서 시위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독일에서도 미국 대사관 주변에 수백 명이 모여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우리를 죽이지 말라’ ‘다음은 누구인가?’ ‘경찰이 살해하면 누구에게 전화해야 하나’ 등의 항의 포스터를 들었다.

독일 프로축구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제이든 산초는 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걷어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이라고 쓴 문구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산초는 경고를 받았지만 같은 팀의 아치라프 하키미도 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걷어 똑같은 메시지를 드러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도 주민 약 2000명이 모여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미국 대사관 쪽으로 행진했다. 덴마크에서도 미국 대사관 주변에 시위대가 모여 ‘흑인 살해를 멈춰라’와 같은 문구를 적은 포스터를 들고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했다. 스위스에선 하루가 지난 1일 정오에 시위대 수백 명이 취히리 도심에 모여 행진했다.

스위스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있지만 경찰은 시위대 해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홍콩 시위대를 미화한 것처럼 중국도 이번 시위를 지지해야 하는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묻고 싶다”고 적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소요 사태에 대해 플로이드가 사망 전 내뱉었던 “숨을 쉴 수 없다”는 문구를 트위터에 적어 경찰의 과잉 단속을 에둘러 비판했으며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국의 공권력이 저지른 불법적이고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으로 종종 벌어지고 있다. 미국 경찰은 중대 범죄를 자주 자행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니애폴리스 경찰 소속 데릭 쇼빈 전 경관은 지난달 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체포과정에서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는 데도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체포 장면이 다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전역에 폭력 시위가 번지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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