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켄터키주에서 벌어진 항의시위 때 무리에서 이탈한 한 경찰관을 흑인들이 보호해주고 있다. 트위터 캡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무참히 죽인 공권력과 인종차별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된 가운데 대다수의 평화 시위가 폭동·유혈 사태로만 부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의 일탈에 시위대 전체가 매도당하는 셈이다.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는 미국 내 항의 시위의 이면을 보여주는 영상 여러 개가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급속히 퍼져 나갔다. 특히 지난 주말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벌어진 시위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뉴어크는 인구 28만명 가운데 절반이 흑인이고, 36%가 라틴계 미국인이다. 백인의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영상을 보면 한 무리의 시민들이 도로 한복판에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박자에 맞춰 그루브를 타고 있다. 절제된 하나의 몸짓만 있었을 뿐 서로를 경멸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영상을 올린 이용자는 “이것을 뉴스에 실으라”며 유혈사태나 폭력 시위만을 유독 부각하는 주류 언론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지난달 30일 영상 속 분위기도 비슷했다. 평화롭게 시작된 이날 시위는 일부 참가자들이 성조기를 불태우고 경찰과 대치하며 분위기가 급변했지만 이내 이성을 되찾았다. 체포자도, 약탈·방화도 없이 막을 내린 시위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를 두고 20여㎞ 떨어진 뉴욕에서 수백 명이 체포되고 수십 명의 경찰관이 다친 사실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결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인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는 평화행진으로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펼쳐진 시위라는 설명이 달린 한 영상에는 왕복 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긴 시위 물결은 일정한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질서정연하게 이어졌다. 대규모 평화 시위였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이러한 시위행렬이 폭동과 유혈사태로 매도되는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려 참석자 대다수가 존경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시위대를 ‘폭도’와 ‘약탈자’로 규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순간을 진짜 변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국에 걸친 시위의 물결은 경찰의 관행 및 보다 광범위한 미국의 사법 제도 개혁이 수십 년간 실패한 데 대한 진실하고 정당한 좌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참석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평화롭고 용감하며 책임감이 있고 고무적이었다. 그들은 비난이 아니라 우리의 존경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 진실된 분노에서든 아니면 순전한 기회주의에서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기도하는 소수의 사람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정당한 분노를 평화로운 행동으로 승화시켜나가자고 촉구하며 시위대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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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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