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 쏘며 길 튼 트럼프, 성경 들고 교회 앞 ‘인증샷’

1일(현지시간) 경찰이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흑인 사망 항의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최루탄으로 제압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무참히 죽인 백인 경찰과 인종차별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대를 포함한 모든 자원으로 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 앞 항의시위를 최루탄과 고무탄으로 진압한 뒤 인근 교회를 찾아 인증샷까지 남겼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성난 폭도가 평화적 시위자를 집어삼키게 허용할 수 없다”며 “폭동과 약탈을 단속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연방 자산과 민간인, 군대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스스로를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뒤 자신이 워싱턴DC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5개 주에서 600∼800명의 주 방위군이 워싱턴DC로 보내졌는데, 이미 현장에 도착했거나 이날 밤 12시까지는 모두 집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폭력 시위대를 향해 “테러를 조직한 자들이 중범죄 처벌과 감옥에서 긴 형량에 직면할 것임을 알기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펼쳐진 흑인 사망 항의시위에서 시민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 연기 속에 급히 대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0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야외 회견장인 로즈가든에서 퇴장했지만, 회견 직전 백악관 북측 라파예트 공원 쪽에서 최루탄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를 도보로 깜짝 방문하기 위해, 경찰이 주변의 시위대를 최루탄과 고무탄을 쏴 밀어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가기 위해 백악관 문을 나서고 있다. 대대적으로 수행원들을 대동한 모습이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가기 위해 백악관 북측 라파예트 공원을 지나고 있다. 공원 벽에는 흑인사망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남긴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실제 회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 참모들과 함께 라파예트 공원 건너편의 세인트 존스 교회 앞까지 걸어가 성경을 손에 쥔 채 포즈를 취했다. 그는 “우리는 위대한 나라를 갖고 있다. 그게 내 생각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라고 말한 뒤 다시 걸어 백악관으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4대 대통령 이래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해 ‘대통령의 교회’라 불리는 이곳은 전날 밤 시위에서 불길이 치솟은 곳이기도 하다. 그가 왜 교회를 찾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직후 시위로 피해를 입은 장소를 찾음으로써 법질서를 바로 세워 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쳐다보고 있다. UPI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펼쳐진 흑인 사망 항의시위에서 시민들이 경찰이 쏜 최루탄 연기 속에 급히 대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주지사들이 강경해지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개입하겠다며 “우리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는 것과 대규모 체포를 포함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시위대를 향해서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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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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