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역사 안에서 30대 여성이 신원미상 남성에게 폭행당한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 피해자가 “인상착의를 확실히 봤다”며 범인을 공개수배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쯤 이같은 일을 당한 여성 A씨(32)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건 발생 시간이 명확하고 목격자 진술도 확보했는데도 수사가 쉽지 않아 답답함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먼저 “광대뼈가 심하게 함몰되고 박살이 나서 수술을 앞두고 있다”며 갑작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A씨는 “공항철도에서 내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택시를 부르려고 잠깐 핸드폰을 보는데 모르는 남자가 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세게 치며 욕을 했다”며 “만약 제가 행인들의 동선을 방해한 상황이었다면 참았을 거다. 하지만 그런 곳이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너무 무섭고 놀라 ‘지금 뭐라고 했어요’라며 목소리를 높이니 (남성이) 또 욕을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주먹을 날려 제 왼쪽 광대뼈를 가격했다”며 “제가 안경을 쓰고 있어서 깊은 흉터가 지는 외상이 남게 됐다”고 했다.

또 “제가 한 2m 정도 날아가서 기절한 뒤 정신을 차리고 또 소리를 지르니까 한 대 더 치려고 하더라”며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소리를 지르니 정신이 들었는지 15번 출구 쪽으로 도주를 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당시 폭행을 당한 상태로 남성의 뒤를 쫓았다. 그는 “일단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쫓아갔다”며 “서부역 모범택시 정류소를 지나 도주하는 걸 봤고 그 후로 놓쳤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이 모든 과정이 5분 안에 일어났다는 게 된다. 그는 “너무 번개같이 벌어진 일이라 맞았던 순간이 기억이 안 날 정도”라며 “목격자분들이 말하기기에 ‘딱’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였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찰이 폭행을 당한 곳이 CCTV 사각지대라고 하더라”며 “폭행 장면이 없기 때문에 가해자가 잡히더라도 ‘나는 그렇게 한 적 없다’고 발뺌하거나 ‘저 여자도 나를 때렸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하면 제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억울하고 슬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이는 확실하지 않지만 30대 초중반 정도 됐고 키는 178~180㎝였다. 덩치도 좀 있고 얼굴은 조금 하얀 편이었고 쌍꺼풀이 있었다”며 “당시 깔끔한 흰색 면 티셔츠에 베이지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꼬불꼬불한 파마는 아니지만 왁스로 살짝 만진듯한 웨이브 펌을 했다”고 떠올렸다.

A씨는 마지막으로 이번 일이 계획범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서울역에는 보통 열차를 탄다거나 상점에서 뭔가를 결제한다거나 하는 목적이 있어서 오는 곳인데 (범인은) 그런 내역이 전혀 없었고, 가방을 들고 있지도 않았다”며 “의도적으로 다가와 어깨를 부딪친 것, 하필이면 CCTV 사각지대가 있는 곳에서 그랬다는 것 등이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이 없으면 밤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 잠을 잘 수가 없다”며 “그래도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되고 저를 계기로 묻지마 범죄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론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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