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흑인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을 막아선 백인 소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1일 트위터에 공개됐다. 트위터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미국의 시위 현장에서 백인 소녀가 경찰로부터 흑인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영상이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개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날 35초 분량의 영상을 자신의 계정에 올렸다. 영상은 경찰 앞에 선 흑인 소년이 양손을 들어 보이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소년은 자신은 위협을 가할 생각이 없다는 듯 무릎을 꿇었다. 그 순간, 군중 틈에서 책가방을 멘 백인 소녀가 등장했다. 소녀는 망설임 없이 걸어가 소년의 앞에 섰다.

소녀는 소년과 똑같이 양손을 든 채 무릎을 꿇으면서도, 한쪽 팔로는 소년을 보호했다. 경찰 4명이 거리를 좁혀왔지만 두려운 기색은 없었다. 경찰이 소녀의 팔을 붙잡고 일으켜 세우려 하자, 소녀는 뒤로 돌아 소년을 감싸 안았다. 그는 소년을 붙잡고 온몸으로 보호했다.

흑인 2명을 보호하기 위해 장벽처럼 늘어선 백인들. 트위터

이들 주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닥에 엎드린 흑인 2명 앞으로 백인 4~5명이 장벽처럼 섰다. 다른 백인들도 하나둘씩 합류했다. 이들은 경찰이 거세게 밀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앞으로 나갔다.

영상 게시자는 “저 소녀가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경찰과 소년의 사이에 어떻게 서 있는지를 봐라”라며 “10대 소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30여초짜리 영상의 힘은 강력했다. 이 영상은 2일 오후 2시12분 기준 1659만회 재생됐고, 61만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공유된 횟수도 20만회에 육박했다. 댓글 역시 폭발적으로 달렸다.

한 네티즌은 “저 아이들이 오늘날까지도 이런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만약 저 소녀가 저 자리에 없었다면, 경찰들은 다른 흑인에게 그랬듯이 소년을 밀치고 걷어찼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백인인) 소녀는 자신이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걸, (흑인) 소년을 보호할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것이야말로 백인이 가진 특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다”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도 “소녀는 경찰이 자신을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놀라운 동시에 너무 슬프다”고 했다. 이들의 의견에 한 네티즌은 “소녀 역시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자신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두 사람이 안전하기를 바란다” “놀랍고, 감동적이다. 눈물이 난다” “이들을 안아주고 싶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비무장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경찰 데릭 쇼빈. AP연합뉴스

조지 플로이드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되던 중 사망했다.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약 9분간 짓눌러 숨지게 했다. 당시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플로이드가 “숨을 못 쉬겠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이 담겼다.

플로이드는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격분한 미국 시민들은 쇼빈의 과잉진압으로 플로이드가 억울하게 사망했다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재 쇼빈은 3급 살인과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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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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