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왼쪽 사진)과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 회장.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두고 ‘배후설’을 제기했던 방송인 김어준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이하 유족회)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 단체라기보다는 강제징용 피해자 단체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2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유족회는 위안부피해자 단체(정의기억연대)와 오랫동안 갈등관계에 있었다. (일본 정부의) 보상·배상 문제를 놓고 입장이 갈려 왔다”며 “강제징용 피해자 단체는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시간 내 보상을 받는 게 중요한데, 위안부 피해자 단체는 (보상금보다) 사과를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유족회는 1973년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의해 동원됐던 군인, 강제징용자, 위안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1994년 결성한 단체다. 유족회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해체와 윤 의원 사퇴를 촉구했다. 유족회는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은 생전에 정대협(정의연 전신)과 윤미향을 무서워했다”며 “정부가 더는 이 단체에 대한 지원금을 보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은 “두 단체의 주류는 한·일 협정부터 입장이 갈렸다”고 했다. “당시 일본이 강제징용은 인정해 보상을 받았지만, 위안부에 대해서는 전쟁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유족회가 정의연과 오랜 갈등관계 때문에 정의연 이사장 출신인 윤 의원의 사퇴를 요구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김어준은 유족회와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그는 “여러 (강제징용 피해자) 단체가 연합해서 출범한 정당이 가자평화인권당이고, 최 대표가 과거 공동대표를 지낸 곳이 바로 어제 기자회견을 한 유족회”라며 “(최 대표가) 4·15 총선 민주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해 윤 의원 쪽에서 다시 한번 자신들의 발목 잡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최 대표를 이용수 할머니의 ‘배후’로 지목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지금까지 이용수 할머니가 얘기한 것과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주장이 비슷하고 최 대표의 논리가 사전 기자회견문에도 등장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김어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어준씨가 강제징용단체라고 말한 곳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징용단체들이 보상 때문에 정의연을 비판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따지고 보면 정의연과 윤 의원이 지금 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야말로 돈 문제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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