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채승석(50)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가 재벌가 인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준 혐의를 받는 성형외과 병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모든 걸 내려놓고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채 전 대표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열린 병원장 김모씨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속행 공판에서 “기업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을 텐데 왜 수사에 성실히 응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채 전 대표는 “2014년 처음 김씨의 병원에 치료차 방문해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며 “김씨가 먼저 투약을 권유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병원 보안이 적당하고 적발이 쉽지 않아 마음껏 투약하러 다녔고, 10회에 480만원 정도를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로부터 프로포폴 중독 위험을 고지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어떤 점이 좋아 적지 않은 돈을 내면서까지 병원을 찾았느냐는 질문에는 “정신이 몽롱해지고 한두 시간 편히 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답변했다. 차명 진료기록부 작성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인으로서 병원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채 전 대표는 “김씨가 특별한 시술 없이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이른바 ‘생투약’을 권해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매번 생투약을 하는 건 직원들 눈치가 보여 김씨와 3회 가운데 1회는 실제 시술을 하기로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채 전 대표는 또 “김씨에게 병원에서 다른 재벌가 인사와 마주쳤다고 말하자 김씨가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김씨가 단속 기간을 인지하고 열흘 정도 방문을 제지했다”고도 말했다.

이어진 반대 신문에서 김씨 측 변호인이 “불구속 재판을 받거나 처벌을 가볍게 받기 위해 검찰 의도대로 진술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채 전 대표는 “저도 사람인데 구속은 무서웠지만 그것 때문에 자수한 건 아니다. 솔직히 병원을 오랫동안 다녀서였다”고 했다.

채 전 대표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지난달 기소돼 김씨와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채 전 대표가 김씨 병원 외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 전 대표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로 지난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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