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범의 총에 맞아 숨진 전직 흑인 경찰서장 데이비드 돈. 오른쪽 사진은 뉴욕 맨해튼의 일부 시위대가 한 상점을 약탈하는 일부 시위대. AP,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나날이 격화하는 가운데, 70대의 전직 흑인 경찰서장이 약탈 시위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경찰서장 출신의 데이비드 돈(77)이 자신의 전당포 가게를 지키다 약탈범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돈은 전날 새벽 전당포 도난 경보가 울리자 가게 앞으로 달려 나갔고, 일부 시위대의 약탈을 제지하다 총에 맞았다.

세인트루이스카운티의 몰린 에이커스 경찰서장을 지낸 돈은 38년 동안 경찰로 근무하다가 2007년 은퇴했다. 존 헤이든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장은 “돈은 젊은 경찰관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아온 훌륭한 경찰서장이었다”고 추모했다.

돈의 아들은 “아버지는 청년들을 돕는데 열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도심 길거리에서 폭력을 저지른 이들을 용서했을 것”이라며 “아버지에게 총을 쏜 사람은 현재의 행동에서 한발 물러나 시위의 진정한 이유를 알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인종차별 문제 해소를 위해 세인트루이스 흑인 경찰들이 설립한 단체인 경찰윤리협회는 애도 성명을 내고 “시민이 됐건 경찰이 됐건 폭력은 정답이 아니다”라며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돈을 향한 추모 글을 올렸으나 호응을 얻진 못했다. 그는 돈의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세인트루이스의 위대한 경찰서장이 비열한 약탈자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적었다.

흑인 여성 영화감독인 에이바 듀버네이는 트위터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 문제를 활용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잔인하고 사악한 게임에 돈의 이름을 끌어들이는 것을 돈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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