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노스센트럴대학교(NCU)에서 4일(현지시간) 열린 추모식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관이 옮겨지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4일(현지시간)로 열흘째를 맞았다. 이날 열린 플로이드의 추도식을 시작으로 미 전역에서 벌어지던 폭력사태는 잦아들고 차분하게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선 이날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첫 추도식이 열렸다. 미니애폴리스는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러 사망한 곳이다.

시민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추도식에는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 미네소타주가 지역구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과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추도식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내셔널액션네트워크의 설립자로 추도식을 주관한 앨 샤프턴 목사는 추도 연설에서 “미국을 위대한 나라라고 하지만, 누구를 위해서 위대한가”라고 반문하며 “미국은 흑인에게, 라티노에게, 여성에게 단 한번도 위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에게 위대한 미국을 처음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프턴 목사는 또 “가끔 시위대에 흑인보다 젊은 백인이 많은 것을 볼 때, 이전과는 다른 시간과 다른 시절이라는 것을 느낀다. 독일에서 사람들이 플로이드를 위해 행진하는 것을 봐도 역시 다른 시간, 다른 시절이라는 것을 느낀다”면서 “지금 미국은 책임을 가지고 형사 사법 체계를 만들 때”라고 밝혔다. 이어 “400여년 동안 흑인들이 소외됐던 건 미국이 우리의 무릎으로 우리의 목을 눌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4일(현지시간) 인종차별 반대 시위 중인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우리는 백인과 흑인에 따로 적용되는 두 가지의 사법 제도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유족들은 “우리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원한다”면서 “플로이드는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평화 시위를 당부했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이 플로이드의 관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행사는 그의 생전 발자취를 따라 오는 9일까지 미국 3개 도시에서 거행된다. 오는 6일엔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주 래퍼드에서, 8일엔 플로이드가 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추도식이 열린다. 마지막으로 9일엔 휴스턴에서 비공개 장례식이 진행된다.

이날 미 전역에서는 ‘침묵의 순간’으로 명명된 플로이드 애도 행사도 이어졌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려 숨진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해 미국 시민들은 같은 시간 동안 활동을 멈추고 침묵으로 그의 영면을 기원했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워싱턴 국회의사당 메인홀에서, 마이애미 주의 한 병원에서는 의료진들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뉴욕주와 아이오와주 전역에서도 이날 오후 2시 애도 시간을 가졌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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